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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망자 2만명 넘어 최대 희생국… 50개주 모두 재난지역으로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브리지 위에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망자를 추모하는 의미로 성조기가 반기로 게양돼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여행객들이 지난 8일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박스 판지로 만든 임시 침대에서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세계 처음으로 2만명을 넘었다. 최근 닷새 동안 미국에선 1만명 이상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 환자도 53만3000여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부활절을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2만580명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를 제치고 사망자 수에서 1위 국가가 됐다.

미국에서는 지난 2월 29일 워싱턴주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달 25일 1000명을 넘어선 후 12일 만인 지난 6일 1만명대로 진입했다. 이어 닷새 만에 2만명대로 불어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와이오밍주의 연방 재난지역 선포 요청을 승인했다. 이로써 50개주 전역이 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CNN방송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 진단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았고 병원 바깥에서 발생한 사망자의 경우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전문가들은 미국의 사망자 통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전염병 권위자로 꼽히는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12일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감염병 상황을 놓고 보면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이라며 “변곡점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조금씩 둔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뉴욕주의 사망자는 지난 9일 799명에서 이날 783명으로 소폭 줄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수치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부활절을 경제 정상화 시기로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초당적인 국가재개위원회를 발족해 경제 정상화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도쿄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포한 일본의 확진자 수는 12일 8000명을 넘어섰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0분 일본 전역에서 369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도쿄도(東京都) 감염자는 이날 166명이 추가돼 누적 집계 2000명을 넘었다.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일본 각지에서 응급의료 체계 붕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를 받아들이는 구급병원이 줄면서 상위 응급의료 기관인 구명구급센터로 의심 환자 이송이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구명구급센터가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중증 환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유럽의 확산세는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주요 감염국에선 여전히 하루 3000~5000명의 신규 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 일부 국가는 봉쇄 조치를 풀기 시작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번 주부터 비필수 인력의 출퇴근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덴마크는 15일부터 어린이들의 학교와 유치원 등교를 재개할 계획이다.

노르웨이는 20일부터 유치원과 학교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오스트리아도 다음 달 1일부터는 모든 가게, 쇼핑센터, 미용실을 다시 열기로 했다. 체코 역시 필수적 용무로 인한 체코 외부 여행을 14일부터 다시 허용한다.

권지혜 기자,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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