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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핵 없는 나라만 공격, 북한 핵 집착 강화시켰다”



미국이 이란 군부 지도자 가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 집착’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솔레이마니의 죽음은 미국이 믿을 만한 핵 반격이 없는 나라들에 대해서만 공격을 감행한다는 북한의 인식을 강화시켰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밀 드론으로 이란 군부 지도자를 제거하는 작전을 선택한 것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경우에도 북한의 최고 정점 권력자부터 겨냥할 것이라는 북한의 공포를 자극시켰다”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블룸버그에 “이번 공격은 김정은(얼굴) 위원장의 생존을 위해서는 이란이 갖지 못한 핵 억지력이 필수적이라는 북한의 믿음을 강화시켰다”면서 “이론적으로는 김정은과 북한 고위 당국자들도 미래에 (이번과) 같은 공격의 타깃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번 공격은 북·미 비핵화 협상에 긍정·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던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허풍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같은 레드라인을 넘는 행동은 당분간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핵 없이는 체제 안전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점을 깨달은 북한이 북·미 협상에 섣불리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CNN방송도 이날 “미국은 이란에 대해선 핵 보복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북한에 대해선 다르다”고 지적했다. CNN은 “북한은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개발했다”면서 “미국은 두 번이나 ‘코피 작전’과 같은 북한 정밀 타격을 검토했으나 북한의 핵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의 비참한 최후는 북한 정권에 믿을 것은 핵무기밖에 없다는 확신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과 이라크는 핵 능력을 갖추지 못했으며 리비아 가다피는 2003년 미국과의 합의로 비핵화를 이행했다가 2011년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반군에 사살됐다.

CNN도 솔레이마니 제거가 북한이 ICBM 시험 발사나 핵실험 같은 도발을 자제하는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지만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관리를 지낸 밴 잭슨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드론 공격을 명령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김정은은 핵 방아쇠를 누를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을 더 크게 느낄지 모른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미국의 솔레이마니 제거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으면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3일 솔레이마니가 사망했으나 6일에야 노동신문을 통해 뒤늦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규탄했다”고만 전했다. 사건 전모를 알리지 않고 중국과 러시아의 입을 빌려 짧게 보도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비료공장을 현지 지도한 사실에 주목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 50일 동안 모습을 감췄던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는 대조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북한 언론의 보도 형태를 보면 마치 북한이 두려움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지만 김 위원장의 행동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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