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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핏비트 품고 ‘스마트워치’ 삼성·애플과 3강 구도 ‘야심’

구글의 운영체제(OS)인 ‘웨어(Wear)’를 탑재한 스마트워치. 구글 제공


구글이 웨어러블 기기 업체 핏비트(Fitbit)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워치 하드웨어가 부족한 구글과 대형 업체 틈바구니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핏비트의 이해관계가 맞기 때문에 인수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구글이 핏비트를 우군으로 품게 되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삼성전자-구글’ 3강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핏비트 인수를 논의 중이라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직 논의는 초기 단계로 보인다. 구글과 핏비트는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대해 모두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구글 입장에선 핏비트가 매력적인 매물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과 달리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는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스마트워치용 OS인 ‘웨어’(Wear)를 내놓고 LG전자, 샤오미 등 스마트폰 업체와 포슬, 엠포리오 아르마니 등 시계 업체들과도 협업 중이다. 하지만 점유율은 미미하다. 가장 강력한 안드로이드 진영 우군인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는 자체 OS인 ‘타이젠’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워치 시장은 초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신체활동에서 나오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기에 최적화한 기기이기 때문에 향후 활용범위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수집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는 구글로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다. 구글은 올해 초 포슬의 스마트워치 기술 관련 지적재산권을 4000만 달러(약 467억원)에 사들이며 스마트워치 사업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국계 미국인 제임스 박이 2007년 창업한 핏비트는 피트니스 트래커(스마트 밴드)를 내놓으며 업계에서 주목받던 기업이었다. 하지만 애플, 삼성전자 등 대형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고 웨어러블 시장이 스마트워치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 스마트워치 ‘핏비트 버사’를 내놓으며 반전을 노렸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올리진 못했다. 2016년 4분기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이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핏비트는 지난 7월 2019년 매출 예측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가장 저렴한 스마트워치인 버사 라이트의 판매가 부진하다고 밝혔다. 핏비트는 자체 OS를 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스마트워치 시장은 570만대를 출하한 애플이 46.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삼성전자(15.9%), 3위는 핏비트(9.8%)였다. 핏비트는 2018년 2분기에는 2위였으나 1년 만에 삼성전자에 2위 자리를 내줬다.

구글은 이달 중순 픽셀4, 픽셀 버즈 등 신제품을 대거 공개하면서도 스마트워치 신제품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금 당장 시장을 뒤흔들 신제품을 내놓을 만한 여건이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인터넷매체 쿼츠는 “구글의 인공지능(AI) 기술과 핏비트의 웨어러블 기기 제조 능력을 결합하면 구글의 독자적인 라인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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