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트럼프, 터키 시리아 침공 야욕 과소평가했다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레지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시리아 침공 야욕을 그동안 과소평가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 동안 시리아 내 쿠르드족 문제와 관련,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시리아 침공을) 해볼 테면 해보라’는 뜻을 밝혀 왔다고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시리아 북부를 침공해 쿠르드족을 소탕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리아 침공을 실행에 옮기지는 못할 것으로 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모두들 에르도안 대통령이 허풍을 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터키가 실제로 시리아 침공을 감행할 경우 그에 따른 후폭풍을 혼자서 떠안아야 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고 한다. 터키가 국제사회의 비난과 미 의회와의 잡음을 감수하면서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과 쿠르드족과의 갈등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점을 경고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지역에 미군이 주둔 중임을 언급하며 터키군이 시리아로 진격하지 못하도록 은근히 압력을 넣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트 행정부의 예상과 달리 에르도안 대통령은 초강수를 던졌다. 그는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 계획을 통보해 사실상의 동의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을 뛰어넘은 터키의 군사작전에 미국 행정부 일각은 당황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이었던 13일 버니지아주의 자신 소유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겼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가 터키군에 맞서 싸우겠다고 참전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여유 있게 골프를 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장으로 향하기 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터키 국경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전투에 휘말리지 않은 것은 매우 현명한 일”이라고 자신의 결정을 두둔했다. 그는 또 “우리는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끝이 없는 전쟁”이라고 했다.

WP는 긴박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행정부의 고위 관리가 “대통령은 지난 8일 동안 시리아 문제를 성공적으로 다뤄 왔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장에서 돌아온 뒤에도 자신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민주당을 비난하는 트위터 글을 올렸다.

조성은 기자,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se130801@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