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역대급 태풍 ‘하기비스’ 日 강타… 최소 45명 사망·실종

제19호 태풍 ‘하기비스’의 여파로 13일 일본 나가노현 나가노시의 지쿠마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주거지역과 고속철도 신칸센 차량기지의 열차들이 흙탕물에 잠겨 있다. 하기비스가 몰고 온 강풍과 폭우로 일본 전역에서 수십명이 사망·실종되고 한때 42만 가구가 정전됐으며, 1300만명에게 피난 지시·권고가 내려지기도 했다. 지지EPA연합뉴스


제19호 태풍 ‘하기비스(Hagibis)’가 일본 열도를 관통하면서 최소 45명이 사망·실종됐다. 강풍과 폭우로 수십만 가구가 정전·단수되고, 제방과 둑이 무너지고 하천이 범람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5000여명의 사망·실종자를 냈던 1959년 ‘베라’ 이후 최악의 태풍이다.

일본 NHK방송은 13일 오후 9시 기준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인한 사망자가 30명, 실종자가 15명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전역에서 177명이 부상을 입었다. 피해가 계속 집계되고 있어 사상자 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서는 60대 남성이 침수된 아파트에서 숨졌고, 토시기현에 한 여성은 수로에 빠져 익사한 채 발견됐다. 지바현에서는 돌풍으로 차량이 뒤집혀 안에 있던 50대 남성이 숨졌다. 후쿠시마현에서는 25세 남성 공무원이 태풍 관련 긴급근무를 마치고 돌아가던 중 구청에서 1㎞ 떨어진 농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필리핀어로 ‘속도·빠름’(speed)을 뜻하는 하기비스는 12일 오후 7시쯤 일본 도쿄 남서쪽 시즈오카현 이즈 반도에 상륙했고 밤사이 일본 수도권 간토지방에 많은 비를 쏟았다.

NHK는 각지에서 연간 강수량의 30~40% 정도가 하루이틀 사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가나가와현 하코네마치에는 이날 새벽까지 48시간 동안 1001㎜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일본 기상청은 전날 오후 13개 광역 지자체에 5단계 경보 체계 중 가장 위험한 단계인 ‘폭우 특별 경보’를 내렸다.

나가노현 나가노시에서는 제방이 붕괴돼 주민들이 지붕에 올라 구조를 요청했다. 폭우로 인해 범람한 하천은 142곳이었고 일본 전역에서 42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즉시 피난 명령 대상자와 피난 권고 대상자가 13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경보장치가 울리기도 했다. 일부 경보는 빗물에 따른 것으로 판명됐으나 방사성 물질인 세슘 제거 관련 설비에서 발생한 누설 경보에 대해서는 경위가 파악되지 않았다. NHK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오염 제거 작업 과정에서 수거한 방사선 폐기물을 담은 자루 일부가 후쿠시마현 다무라시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이 중 10자루를 회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 임시 보관소에는 폐기물 자루가 2667개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노 다로 일 방위상은 14일 개최 예정이던 해상자위대 관함식을 취소했다. 일본 측은 올해 관함식에 한국 해군은 초대하지 않았다. 해상자위대는 앞서 12∼13일 개최 예정이던 함정의 일반 공개 행사도 취소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