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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불러 美 ‘지소미아’ 비판 자제 요구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7월 청와대 행사에 참석한 모습.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28일 해리스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에 관한 미국 측의 부정적인 반응에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 뉴시스


외교부는 28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한 미국 측의 연이은 부정적 반응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뜻을 전달했다. 최근 미국에서 한국 정부의 종료 결정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자 사실상 ‘초치’(불러서 항의한다는 외교용어)에 준하는 형태로 항의의 뜻을 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이후 미국 측이 공개적으로 우려와 실망을 내놓으면서 한·미 관계를 둘러싼 불협화음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는 한·일 지소미아 종료를 계기로 한·미동맹도 ‘업그레이드’시키겠다고 천명했지만, 미국의 불만이 이어질 경우 한·미 관계가 새로운 변곡점을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해리스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지소미아 종료 이후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등에서 실망감을 표한 것에 대해 한·미동맹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공개적 메시지 발신을 자제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조 차관은 또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결정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 및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가)에서 제외하는 등 먼저 지소미아 종료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조 차관의 지적에 해리스 대사가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공교롭게도 해리스 대사는 29일 예정됐던 재향군인회 주관 안보 강연을 이날 전격 취소했다. 하루 전 갑작스러운 취소 이유에 대해 향군은 “최근 급변하는 안보 상황과 관련해 초청강연 시기를 잠정 연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리스 대사가 조 1차관의 항의성 메시지에 대한 불쾌감 탓에 강연을 취소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거듭 지소미아 종료로 한·미동맹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한·일 지소미아 유지를 계속해서 희망해 왔기 때문에 우리의 지소미아 종료 조치에 대해 ‘실망’을 표명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며 “‘실망’은 미국이 동맹국이나 우호국과의 정책적 차이가 있을 때 대외적으로 표명하는 표현”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그러면서도 “한·일 지소미아가 종료됐다고 해서 마치 한·미동맹 관계가 균열로 이어지고, 안보 대응체계에 큰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틀린 주장”이라며 “오히려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를 계기로 안보에 있어 우리의 주도적 역량 강화를 통해 한·미동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측의 계속된 우려 표명과 여기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자제’ 요청까지 나오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다. 특히 미국은 지소미아가 공식 종료되는 오는 11월 23일 전까지 지소미아 갈등이 해결되길 바라고 있어 이때까지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경우 미국이 강공으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임성수 이상헌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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