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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권상실 역사 기억 1.7㎞ ‘국치길’ 걸으며 미래 다짐

‘국치길’ 위치도. 서울시 제공


일제는 서울(한양)의 얼굴격인 남산에 조선신궁을 짓고 식민지 침략자인 메이지 일왕과 일본 건국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숭배하게 했다. 또 남산에 한국 통치의 중추기구인 통감부를 세우고 일본인 집단 거주지를 조성했다.

서울시가 1910년 한일병탄조약이 공포된 국치일인 8월 29일에 우리 민족의 아픔이 서려 있는 남산 예장자락에 약 1.7㎞에 이르는 ‘국치길’ 조성을 완료하고 독립유공자 후손 등과 함께 국치의 현장을 걷는 역사탐방 ‘국치일에 국치길을 걷다’를 개최한다.

국치길은 한일병탄조약이 체결된 ‘한국통감관저 터’에서 시작해 김익상 의사가 폭탄을 던진 ‘한국통감부 터(왜성대 조선총독부 터)’와 ‘노기신사 터’, 청일전쟁에서 승전한 뒤 일제가 세운 ‘갑오역기념비’ ‘경성신사 터’를 거쳐 조선신궁에 이르는 길이다. 길 마지막에는 서울시가 지난 14일 위안부 기림의 날에 설치한 ‘서울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시는 이번에 ‘길’을 형상화하고 역사를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한글 자음 ‘ㄱ’자 모양의 로고를 국치길 보도블록 곳곳에 새겨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면서 ‘ㄱ’자 로고를 보는 것 자체로 치욕스러웠던 시대의 감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또 남산 예장자락의 역사 현장에 ‘ㄱ’ 모양의 스탠드형 안내 사인을 설치했다.

국치길 조성을 기획하고 역사탐방을 직접 안내하는 서울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총감독인 서해성 교수는 “국치길을 걷는 것은 치욕스러움을 잊지 않고자 함이며, 이 길에서 대한제국은 기울었다”며 “치욕을 잊지 않는 자는 다시 쓰러지지 않는다. 이 길에서 그걸 다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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