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문 대통령, 보수·진보 통합 호소했지만… 김원봉 언급 논쟁 불러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분향 및 헌화를 하기 위해 현충탑으로 걸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 내외 바로 뒤편에 지난달 최영함 입항 행사 중 정박용 밧줄이 끊어지는 사고로 순직한 고(故) 최종근 하사 부모를 포함한 참석자들이 함께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다”며 현충일을 계기로 이념 대립을 극복하고 사회 통합으로 나아가자고 역설했다. 특히 애국과 보훈의 가치를 바탕으로 극단적 보혁 집단을 제외한 애국지사들이 사회 통합 전면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이날 약산 김원봉을 언급하면서 보혁 간 역사 논란이 재점화되는 등 여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보수든 진보든 진짜가 아니다”며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애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스스로를 보수 혹은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사회 통합 구상은 해묵은 진보, 보수 다툼이 국가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대통령의 소신에 기인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정부 3년 차를 맞았지만 정치권뿐 아니라 모든 사회 분야에서 이념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지 않으면 국정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대통령의 고민이 녹아 있는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집권 이후 세 차례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애국과 보훈을 통한 사회 통합을 강조해 왔다. 2017년 추도사에서는 “보훈은 국민 통합을 이루고 강한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지난해에는 평범한 사람들의 애국정신을 언급하며 “애국과 보훈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을 기리는 것에는 논쟁이 있을 수 없다. 이런 분야에서부터 통합을 시작해보자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5·16 군사 쿠데타에 가담한 채명신 장군에 대해 “사병 묘역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한 그는 참다운 군인정신을 남겼다. 애국의 마음을 살아 있는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혁 간 통합을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문 대통령의 김원봉 언급을 두고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이념 대결이 재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천안함·연평해전 희생자 유족 등 국가유공자·보훈가족 초청 오찬 행사도 이념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 참석자는 청와대가 나눠준 국정 소개용 팸플릿에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촬영한 사진들이 실려 있었다는 사실을 SNS에 공개했다. 천안함과 연평해전 유가족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국정 행보를 전하는 간단한 소개 책자의 내용 중 일부만 발췌된 것”이라며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유가족을 껴안는 모습이나 지역 방문 사진 등 국정 전반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해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