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르 “굿바이, 첼시”… 작별 선물은 유로파컵

첼시 FC의 에당 아자르가 30일(한국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결승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팀의 네 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아자르는 이날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첼시의 우승을 견인했다. AP뉴시스
 
아자르가 경기 후 마우리치오 사리 첼시 감독과 손을 맞잡은 모습. AP뉴시스


“첼시 FC에 처음 왔을 때 나는 어린아이였다. 이곳에서 선수로서 많은 경험을 하며 거물(Big man)이 됐다.”

솔직한 자평처럼, 스물한 살의 반짝이던 신예 에당 아자르(28)는 어느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로 자라났다. 7년간 아자르는 빼어난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스, 양발 킥을 부지런히 선보이며 헌신했다. 푸른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던 그가 첼시에 마지막 우승컵을 안기며 작별 인사를 했다.

첼시가 아스널 FC를 꺾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랐다. 첼시는 30일(한국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아스널을 4대 1로 대파했다. 대회 조별리그부터 단 한 차례도 지지 않고(12승 3무) 달려온 첼시는 2012-13시즌 이후 6년 만에 다시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첼시 입단 당시 ‘수비수의 악몽’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던 아자르는 이날도 아스널 수비진을 잠 못 들게 했다. 아자르는 87%의 패스 성공률을 바탕으로 정교한 연계 플레이를 펼쳤다. 수비수 사이를 가르는 땅볼 크로스로 페드로 로드리게스의 골을 돕는 장면과 올리비에 지루와 2대 1 패스를 주고받은 끝에 득점하는 모습에서는 그의 센스가 빛났다. UEFA도 2골 1도움을 올린 아자르를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뽑았다.

리그와 컵 대회를 포함해 첼시에서 총 6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린 아자르는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아자르는 경기를 마친 뒤 “며칠 안에 (거취가) 결정될 것이다. 작별 인사를 해야 할 때인 듯하다”고 고백했다. 친정과 같은 첼시에 대한 깊은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건 나의 꿈이었다. 세계적 빅 클럽 중 하나인 첼시에서 이를 이뤘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종종 아자르와 충돌한 마우리치오 사리 첼시 감독도 그에게 존경을 나타냈다. 사리 감독은 이적설에 휩싸였던 아자르를 두고 “나는 첼시를 위해 뛰고 싶은 선수들만 원한다”며 간접적으로 비판했었다. 하지만 우승 후 사리 감독은 “아자르가 독특한 탓에 이해하는데 두세 달이 걸렸다”면서 “그는 분명 비범한 선수다. 팀을 떠나기로 한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아자르의 유력한 행선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다. 마르카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아자르가 레알 마드리드와 세부 조건에 대한 협의를 마치고 사인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전했다. 대대적인 리빌딩을 추진하는 지네딘 지단 감독이 아자르의 영입을 강하게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료가 약 1억1500만 파운드(약 1726억)에 달한다는 구체적인 보도도 나왔다.

이적에 관한 질문이 잇따르자 아자르 본인도 사실상 레알 마드리드행을 인정했다. 우승 후 한 프랑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첼시와 만날 수 있겠다”는 질문에 그는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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