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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부터 엣지있게”… 서울 버스관광 더 재미있다

디자인 리모델링을 진행한 서울시티투어버스의 광화문 매표소와 정류장의 가상 이미지다. 서울시 제공


서울 중구 광화문에서 출발하는 서울시티투어버스의 ‘버스토랑’에서 지난 22일 직원들이 음식과 함께 투어 프로그램을 즐기는 시연을 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6월 1일부터 시작된다. 권현구 기자


서울시티투어버스가 직접 제작한 트롤리 모습.


서울시티투어버스가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심·고궁 코스 중 하나인 남대문을 지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서울 중구 태평로1가에 위치한 ‘서울시티투어버스’ 매표소는 버스로 서울 관광에 나서는 외국인들이 처음 만나는 장소다. 기존 매표소는 일반 시내버스 버스승차대처럼 짙은 회색이었고, 투어 안내 게시글이 외관에 부착된 채 매표 기능만을 하는 곳이었다. 평범했던 이 매표소를 두고 서울시가 최근 디자인 실험에 나섰다. 관광체육국 관광산업과와 문화본부 디자인정책과가 협업해 ‘재미있는 서울 공공공간 만들기’ 첫 번째 프로젝트 대상지로 시티투어버스 매표소를 정한 것이다.

매표소가 재미있는 디자인 명소로

6월 1일부터 관광객들을 맞을 광화문 새 매표소는 정류소 주변까지 재미있는 디자인이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칙칙하던 회색을 벗어버리고 밝은 하얀색으로 구성된 정류소는 컬러미러 스테인레스 재질이 사용됐다. 시티투어버스 정류소 뿐 아니라 마을버스와 공항버스 승차대도 하나로 통합돼 일반 정류소와는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여기에 관광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디지털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DID)를 도입해 사진과 노선 정보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에서 운영되는 시티버스는 운영사가 2곳이다. 광화문과 강남에서 출발해 도심·고궁, 파노라마, 강남순환, 야경 등 4가지 코스를 운영하는 서울시티투어버스(타이거버스)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출발해 전통문화, 한강잠실 등 2가지 코스를 운영하는 노랑풍선 서울시티투어버스다. 서울시에서는 서울 관광 활성화를 위해 두 운영사의 시티투어 버스 노선과 요금, 서비스 전반을 관리·감독하고 있다.

디자인 프로젝트는 광화문 뿐 아니라 DDP 매표소를 대상으로도 개편 작업이 진행됐다. 박숙희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사람과 도시의 상호작용을 이끄는 디자인으로 일반정류소와는 다른 ‘재미있는 기다림’을 선사하는 공간이자 향후 확장 가능성을 열어주는 공간으로 조성했다”며 “기능 중심 공간인 정류소와 매표소가 시각적 체험을 하는 문화공간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매표소 리뉴얼을 기념해 11월까지 매주 주말 오케스트라 거리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먼저 DDP시티투어버스 매표소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인디밴드 등 거리공연이 열린다. 광화문시티투어버스 매표소에서는 6월 1일 오케스트라 공연을 시작으로 인터넷 사전예약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한다. 명동시티투어버스 정류장은 서울시 거리공연 대표팀 10팀을 비롯한 공연단 150팀이 매주 목요일(낮 12시20분~오후 1시), 토요일(오후 6시~오후 7시40분)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서울시티투어버스는 매표소 리모델링을 기념해 매표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고 무료 인화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재미와 편의로 만족도 높여

지난 22일 광화문 서울시티투어버스 정류장에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봤을 법한 붉은색 트롤리버스가 한 대 서 있었다. 버스에 승차하자 마치 기차를 탈 때처럼 서로 마주보는 형태로 구성된 4인 좌석이 눈에 띄었다. 이 버스의 이름은 ‘버스토랑(버스와 레스토랑의 합성어)’으로 서울시티투어버스가 6월 1일부터 식사와 함께 서울 투어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그램이었다.

서울시티투어버스의 평균 속력(시속 30~40㎞)보다도 천천히 도심을 달리는 이 버스에서는 시범운영에 맞춰 직원들이 직접 식사를 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서울시티투어버스 측은 달리는 차 안에서도 잔이나 음식이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 식판 거치대를 별도 제작했다. 주스를 따른 와인잔은 동그란 구멍에 쏙 들어가 내용물이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서울시티투어버스 관계자는 “버스토랑 운영을 위해 트롤리 자체를 직접 제작했고 내부 투어 편의를 높이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버스에는 가이드가 탑승해 관광지를 설명해준다. 일반 레스토랑은 정지된 차창 밖 풍경을 볼 수 있지만, 버스토랑은 시시각각 변하는 서울 곳곳의 모습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4시간가량 투어가 진행되는 버스토랑 상품의 예상가(미정)는 성인 기준 4만2000원, 어린이 3만8000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티켓 예매시 장어구이, 돈까스·함박스테이크, 연어구이 등 다양한 메뉴 중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면 버스토랑 거치대에 음식이 마련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음식을 먹으면서 시티투어를 즐길 수 있는 곳은 그동안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뿐이었지만 이제 서울에서도 이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서울시는 두 업체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버스의 관광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버스 도착 알림 서비스도 개편에 나선다. 현재 ‘I Tour Seoul’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버스 도착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새 시스템에서는 실시간 도착 시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이르면 오는 7월 도착 알림 서비스 개편이 완료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즌별 투어 프로그램도 강화된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8월 20일까지 서울시티투어버스에서는 여름을 맞아 납량특집으로 버스 디자인을 꾸미고 체험 이벤트를 할 수 있는 호러버스를 운영해 인기를 끌었다. 노랑풍선 시티투어버스는 올해 여름을 맞아 서울 기준 온도가 32도 이상 올라가면 티켓 가격을 50% 할인해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감각적인 디자인 리뉴얼을 통해 시티투어버스 매표소 및 정류장이 서울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장소로 기억되기를 바란다”면서 “다양한 시즌별 이벤트와 투어버스에 특화된 스토링텔링 테마 버스 개발 등을 통해 서울을 찾은 관광객들이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하고 싶은 대표 관광 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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