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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참사 논란 불식·친정체제 강화 포석… “회전문 인사” 비판도

김외숙(왼쪽) 신임 청와대 인사수석이 2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임자인 조현옥(오른쪽) 수석의 소개를 받고 단상에 오르고 있다. 조 수석은 이날 마지막 춘추관 브리핑에서 그동안의 인사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을 교체한 것은 우선 야권에서 불거진 인사 참사 논란을 달래고, 공직 분위기도 일신하기 위해서다. 다만 조 수석이 마지막 인사를 직접 발표토록 한 것은 이번 인사가 문책 성격이 아님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과 동지적 관계인 김외숙 법제처장을 후임으로 임명한 것 역시 야권의 공세에 맞서 국정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문 대통령 친정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17일 사퇴한 김형연 전 법무비서관을 열흘 만에 법제처장으로, 인사 업무 경험이 없는 김 수석을 인사수석으로 임명하면서 회전문 인사 비판도 비등한 상황이다.

김 신임 수석은 문 대통령과 함께 법무법인 부산에서 노동·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양승태 대법원’이 와해하려고 한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를 지내는 등 진보적 색채가 뚜렷하다. 문재인정부 초대 법제처장으로 발탁된 뒤 2년 만에 인사수석으로 청와대에 입성하게 됐다. 인사 참사 논란에 시달리면서도 문 대통령은 인사 전문성보다는 본인의 신임을 우선순위에 둔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변호사는 단순히 법만 다루는 직업이 아니다”며 “노동·인권변호사 활동을 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을 국민 눈높이에 맞춰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균형 있는 인사를 위해서는 사회 모든 사람에 대한 균형감 있는 따뜻한 시선이 동반돼야 한다”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는 회전문 인사 비판에 대해서는 성과로 답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결국 결과로 얘기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라며 “청와대가 임명한 분들이 얼마나 성과와 결실을 맺는지 국민께서 평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명된 장관이 업무를 제대로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인사 실패이고, 잘하고 있다면 인사 실패일 수 없다”는 지난 9일 문 대통령의 KBS 특별대담 발언의 연장선상이다. 그러나 장하성 주중대사(전 정책실장), 임종석 아랍에미리트(UAE) 외교특보(전 대통령 비서실장),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위 위원장(전 경제수석),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자문위원(전 선임행정관) 등에서 보듯 ‘쓴 사람만 쓰는’ 문 대통령의 경향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역시 ‘내 사람’이 먼저”라며 “정권과 코드가 맞는 인사들의 명함만 바꿔주는 돌려막기 인사, 회전문 인사가 또다시 반복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고 인물의 등용으로 분위기 쇄신을 노린 것이라면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았다”고 지적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문재인정부가 진정 지난 과오를 인정한다면 인사수석만이 아니라 조국(사진) 민정수석을 교체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조 수석의 교체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권력기관 개혁 등 사법개혁이 완수될 때까지 민정수석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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