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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고향 들녘서 자란 청포도, ‘264 와인’으로 재탄생



일제 강점기의 민족시인 이육사 선생이 노래한 고향의 청포도가 와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경북 안동시는 ‘264 청포도 와인(사진)’을 자체 생산하기 위해 이 선생의 고향인 도산면에 와이너리를 완공해 28일 개소식을 열었다. 이 선생은 1939년 8월호 ‘문장’지에 ‘청포도’라는 제목의 시를 발표해 고향에 대한 향수와 조국의 독립에 대한 염원을 표현한 바 있다.

앞서 안동시 농업기술센터는 도산면 일원을 거점으로 2012년부터 농촌진흥청과 청포도 적응시험 재배를 본격 시작했다. 농가를 대상으로 작목반을 만들어 재배기술 교육을 하고 현장지도로 청포도단지 기반을 조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어 도산면 토계리에 5t짜리 숙성 탱크를 갖춘 와인 제조시설을 건립했다.

청포도작목반 회원인 농민들이 직접 시설을 운영하면서 이곳에서 생산한 청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농가 소득증대에도 기여를 하게 된 것이다. 264 청포도 와인의 원료인 ‘청수’ 품종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것으로 와인으로 만들 때 맛과 향이 좋아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2016년 처음 출시된 와인은 안동에서 생산한 청포도를 원료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됐다. 경북도민체전과 21세기 인문가치 포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 굵직한 행사 만찬 때 공식 건배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청포도작목반 회원들은 와인 제조와 관련한 교육·컨설팅까지 받았고 최근 와인 제조에 필요한 각종 인·허가 과정을 완료해 다음 달부터는 자체 생산한 와인의 본격 시판에 나선다. ‘264 청포도 와인’은 750㎖짜리 1병에 3만3000원 정도로 판매할 계획이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청포도 와인을 적극 홍보하고 국내외 와인 어워드 출품을 지원해 안동 특산품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며 “264 와이너리 개소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이육사 선생 고향인 이곳으로 문학기행을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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