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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피아트 합병 추진… 세계 3위 차기업 탄생하나



이탈리아·미국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위 로고)와 프랑스의 르노자동차가 합병을 추진한다. 합병이 성사되면 생산량 기준 세계 3위 규모의 거대 자동차 기업이 탄생한다. 이번 합병 논의가 카를로스 곤 전 회장 체포 이후 위기를 맞이한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아래 로고)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FCA는 르노에 326억 유로 규모의 합병을 제안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사가 통합법인의 새 주식 지분을 50%씩 소유하는 방식이다. 합병된 기업에서는 피아트 창업주 아넬리 가의 후계자 존 엘칸 피아트 회장이 회장직을,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FCA 주주들에게는 25억 유로의 특별배당금이 지급된다. FCA의 시장 가치는 180억 유로로 르노보다 높은데 이를 보상하기 위한 것이다. 르노도 별도 성명을 내 프랑스 파리에서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병이 성사되면 통합기업의 연간 수익이 170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순이익은 80억 유로에 달한다. FCA는 “폭넓고 상호보완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로 고급차부터 대중차에 이르기까지 시장 전체를 포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가 지난해 생산한 자동차는 870만대다. 합병에 성공하면 미국 제너럴모터스를 꺾고 세계 3위 자동차 기업으로 떠오른다. 지난해 1083만대를 생산한 독일 폭스바겐과 1059만대를 생산한 일본 도요타의 턱밑까지 따라잡을 수 있다.

FCA와 르노의 합병기업은 곧 닛산까지 합병하려 들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FCA는 생산시설을 공유하고 생산차량 종류를 다양화하기 위해 합병에 적극적이다. 피아트는 2009년에도 미국계 자동차회사 크라이슬러를 합병했다. FCA는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 그룹과도 제휴 등의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와 닛산이 공유한 생산시설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FCA의 뜻대로 닛산 합병까지 진행되면 연간 차량 생산량만 총 1560만대에 달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 합병까지 성사되지는 않더라도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과 FCA가 연합을 맺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닛산-미쓰비시 합병에는 걸림돌이 많다. 르노는 지난해 닛산-미쓰비시 등과의 관계가 심각하게 틀어졌다. 곤 전 회장은 닛산에서 축출당했다. 일본 경영진이 르노의 닛산 완전 합병을 추진한 곤 전 회장의 비리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곤의 체포로 이어졌다.

국가 간 분쟁도 예상된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 지분 15%를 소유하고 있다. 이 점은 르노와 닛산의 분쟁 요인이었다. 이탈리아 정치권도 프랑스 정부가 르노 지분을 너무 많이 가졌다는 불평이 나왔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도 합병 이후 구조조정이 벌어질 가능성을 경계하며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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