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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꼰대 이미지’ 걷어내고 ‘젊은 감성’ 입히기 나섰다

민생투쟁 대장정에 나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제주시 첨단로 세미양빌딩 혁신성장센터 2층에서 열린 '제주스타트업협회 회원들과의 대화'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낡은 정당’이란 이미지를 걷어내고 세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당은 그동안 주요 지지 기반인 60대 이상 세대에는 친화적이지만 젊은층과는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한국당은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의 업무 방식을 스타트업처럼 바꾸고 당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겼던 청년과 여성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한다는 방침이다. 당에 젊은 감각을 더하는 동시에 고령인 당의 ‘신체 나이’도 낮추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연 원장인 김세연 의원은 지난달 여연의 업무공간을 스타트업 직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공유 오피스 ‘위워크(Wework)’로 바꿨다. 직원들이 보다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의 업무 환경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그동안 여연 직원들은 국회 근처의 당사를 사무실로 써왔다. 김 의원의 방침에 따라 비상근 임원을 제외한 근무자 48명은 한 주에 6명씩 두 달간 당사 밖 증권가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김 의원은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의도 밖의 세상을 직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동안 우리당이 얼마나 젊은 세대와 동떨어진 방식으로 일했는지 깨닫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꼰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20, 30대 젊은층에게 당 진로에 관한 조언을 구하는 파격도 시도한다. 여연은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언론인들을 비공개로 초청해 한국당이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여연이 특정 세대 언론인들을 초청해 비공개 간담회를 가지는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당 소속 청년 정치인과 당직자들도 참여한다.

당 인재영입위원회도 2000명에 달하는 인재풀을 만들고 정치 신인 육성 작업에 돌입한다. 분야별·지역별로 추천을 받거나, 자진해서 지원한 인원들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추후 당의 수요에 맞춰 적재적소에 활용할 전망이다. 이 중 일부는 내년 4월 총선의 ‘주전’으로 뛸 수도 있다. 이명수 당 인재영입위원장은 “당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을 영입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그동안 당이 소홀히 했던 청년과 여성들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주도로 진행된 장외 집회에서도 젊은층에게 다가가기 위해 여러 변화를 줬다. 집회에 참석한 정치인들에게 우선적으로 발언권을 주는 관례에서 벗어나 젊은 당직자들에게 마이크를 쥐여준 것이 대표적이다. 당 관계자는 “집회 장소 한가운데 런웨이를 깔아 일반 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린 것도 ‘올드함’을 덜어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을 돌며 대국민 여론전을 벌이고 있는 황 대표는 이번 주 전북과 수도권 등 당 지지세가 약한 지역을 찾으며 민생투쟁 일정을 일단 마무리 짓는다. 황 대표는 20일 전북 새만금에서 최고위원회 회의를 연 데 이어 상대적으로 젊은 유권자들이 많은 경기 지역에서는 토크 콘서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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