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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5자’ 후 ‘1대 1’ 하자는데 황교안은 ‘1대 1’ 후 ‘5자’ 거듭 요구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4당 대표가 13일 초월회를 열기 위해 국회 사랑재로 향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문 의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초월회는 문 의장과 5당 대표의 월례 회동인데 이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불참했다. 김지훈 기자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권의 대화 제안에 자유한국당이 ‘철벽 방어’로 응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여러 단위의 회동을 한국당에 제의하고 있지만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참석자 수’를 줄이자며 거부하고 있다. 국회 차원의 회동에도 한국당만 불참하면서 여야 대화가 첫발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13일 여야 5당 대표 회동을 다시 제안하면서 5자 회동 이후 문 대통령과 황 대표의 양자 회동도 가능하다고 했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한국당과 일대일 별도 회담’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다”고 했다. 앞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한국당을 향해 “5당 대표 회동에 함께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에 비하면 진전된 입장이다.

하지만 황 대표는 선(先) 일대일 회동을 요구하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여러 사람이 우르르 모여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눌 것이 아니다”며 “대통령께서 결심할 문제다. 그 문제부터 먼저 풀고 3자든 5자든 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오전 경북 구미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도대체 뭐가 두려워 저와의 단독 만남을 피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도 했다.

한국당은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참여해온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가동도 거부하고 있다. 5당이 아니라 3당만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여야정 협의체도 당연히 교섭단체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애초부터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함께 모여 현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한 사안이다. 지난해 11월 첫 회의에도 5당 원내대표가 모두 참석했는데, 나 원대대표가 3당 원내대표로 범위를 축소하자고 요구하는 것이다. 제1야당의 투톱인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공교롭게도 ‘참석자 수’를 문제 삼으며 여야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당은 여야 5당 대표 정례 회동인 ‘초월회’에도 불참했다.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마련된 회동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만 참석했다. 이해찬 대표는 “한국당도 장외투쟁은 투쟁대로 해도 5당 대표 자리는 참석해 소통할 건 소통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했고, 손 대표도 “국회의원과 당의 대표들은 국회를 버리고 장외로 나갔다. 이것도 옛날과 똑같은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당의 이런 태도는 민주당과 양당 구도를 부각시키고 나머지 야당들을 군소정당, 범여권 정당으로 묶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지율이 높은 데다 최근 장외 일정까지 진행하며 대선 마라톤의 스타트를 끊은 황 대표가 영수회담을 통해 자신의 위상을 확고히 자리매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 경력이 길고 노련한 손학규, 정동영 대표 등과 같이 앉기엔 부담스럽다는 속내도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성수 이형민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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