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시진핑 ‘군사굴기’ 과시… 미 본토 타격 가능 핵잠수함 앞세워

인민복을 입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산둥성 칭다오항에 정박한 미사일구축함 시닝호 앞에서 해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고 있다. 시 주석은 시닝호에서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관함식을 주관했다. 중국은 이날 관함식에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 최신예 함정들을 등장시켜 해군의 방어능력을 과시했다. AP뉴시스


중국 해군이 창군 70주년을 맞아 칭다오 인근 해상에서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핵잠수함을 앞세워 국제 관함식을 진행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구축함에 승선해 해상 열병식을 주재하며 ‘군사굴기’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23일 오후 1시쯤(현지시간) 칭다오항 부두에서 중국 해군 의장대를 사열한 뒤 중국이 자체 건조한 주력 미사일구축함인 시닝호 갑판에 올라 해상 열병식을 지휘했다. 시진핑 주석은 평소 열병식 때와 달리 군복이 아닌 인민복 차림에 다소 굳은 표정으로 사열을 받았다. 해상 열병식에는 8척으로 구성된 잠수함 편대가 선두에 나섰고, 중국 해군의 최신예 핵잠수함인 ‘094형’인 창정(長征)10호가 맨 앞에서 이 편대를 이끌었다.

‘094형’ 잠수함은 중국이 보유한 핵잠수함 중 배수량이 가장 크고, 사거리가 1만1200㎞인 ‘쥐랑(巨浪)-2A’(JL-2A)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12발이나 탑재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난다오 등 중국 근해에서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상함 중에서는 ‘055형’ 미사일 구축함인 난창(南昌)호가 최초로 공개됐다. 이는 중국이 처음으로 1만t급 이상으로 제작한 대형 구축함으로 만재 배수량이 1만2000t에 달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군사 전문가들은 “055형 구축함이 톤수와 화력, 기술 면에서 이미 세계 선진 구축함 수준에 근접했다”고 자평했다.

열병식에는 함재기를 탑재한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호를 포함해 호위함, 상륙함 등 32척의 전함과 전략폭격기 ‘훙(H)-6K, 젠-10, 젠-11 등 39대의 항공기도 선보였다. 외국 해군은 우리나라와 일본 러시아 태국 베트남 인도 등 13개국에서 군함 18척이 열병식에 참여했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해 4월에는 남중국해에서 군복 차림으로 해상열병식을 지휘했다. 시 주석은 당시 “중화민족의 부흥으로 가는 과정에서 지금처럼 강한 해군이 필요했던 적이 없다”며 ‘신시대 강군’과 ‘세계 최고의 해군’ 건설을 강조했지만 이번 관함식에선 다소 방어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시 주석은 관함식에 참석한 외국 대표들을 만나 “국가 간의 일은 더 많이 논의하면 되지 무력에 호소하거나 무력으로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바다의 평화와 안녕은 각국의 안위와 이익이 걸려 이어 함께 지켜야 한다”며 “중국 인민은 평화를 사랑하며 중국은 방어적 국방 정책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미국을 겨냥해 “중국 근해에 와서 힘자랑하지 말고 자제해야 한다”며 “중국은 방위 능력이 있고 동아시아는 발칸처럼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