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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5G 단말기·인프라 앞서지만 차세대 서비스 기술은 美에 뒤진다




한국과 미국이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서비스 개통을 두고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인 데 이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한국이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핵심 서비스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우선 단말기 분야에서 미국에 앞선다. 세계 최초의 5G 칩셋 내장형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S10 5G는 지난 3일 개통됐고, 이달 중으로 LG전자의 V50 ThinQ(씽큐) 5G도 출시된다. 이어 다음 달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5G, 8월 또는 9월에 갤럭시 노트10 5G 출시도 예상된다. 반면 미국에서 5G 스마트폰 가입자를 처음으로 모집한 버라이즌의 경우 별도 모듈을 스마트폰에 장착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5G 스마트폰 출시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는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최근 미국에서 선전하는 것도 한국에 호재다. 5G 모델이 포함된 집계는 아니지만 갤럭시S10 시리즈가 전작 갤럭시S9 시리즈보다 미국 출시 첫 주에 16% 더 많이 판매됐다는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분석이 나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2017년 6월 이후 애플에 내줬던 월별 미국 시장 선두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또 5G 네트워크 인프라 측면에서도 미국보다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5G 일반 가입자 모집과 함께 서울, 수도권, 6대 광역시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3사가 설치한 5G 기지국은 모두 합쳐 10만개에 육박한다. 현재 5G 초기 가입자들이 신호 미흡 등의 불편을 제기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미국의 2개 도시에만 망을 구축한 버라이즌보다는 많은 수의 네트워크를 갖췄다는 평가다. 이통 3사는 올 연말까지는 사별로 전국에 7만~8만개의 기지국을 구축해 인구 대비 커버리지(서비스 범위)를 8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미국은 차세대 서비스 기술 수준에서 한국을 압도하는 양상이다. 자율주행과 스마트시티 등 5G 주력 서비스로 꼽히는 서비스에서 이미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미국이 본격적인 망 구축에 나선다면 시장 패권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5G 확산과 시골 지역의 통신망 구축을 위해 10년간 204억 달러(약 23조1200억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따른 경쟁 우위를 지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고화질 동영상을 뛰어넘는 보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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