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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책설 나돌던 김영철 건재… 북·미 협상라인 변화 없는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 아래 점선 원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뉴시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때 문책설이 돌았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0일 노동당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가 공개한 확대회의 사진에는 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 우측 여섯 번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하노이 회담’에 배석했던 리용호 외무상도 김 부위원장 옆에 자리했다.

한동안 활동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던 김 부위원장이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미루어 그의 정치적 위상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리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 북·미 협상라인에도 변화가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리 외무상은 지난달 주북 베트남 대사관 직원을 위한 만찬을 주최하는 등 외교활동을 이어갔고, 최 부상 역시 지난달 15일 평양에서 외신 상대 기자회견을 하는 등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외교 일선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지난달 10일 실시된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도 나란히 당선됐다.

정부 관계자는 “리 외무상과 최 부상의 활동은 여러 차례 공개됐고, 오늘 김 부위원장까지 확인됨에 따라 북한의 대미 협상라인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다만 김혁철 국무위 대미특별대표의 문책 여부는 북·미 대화가 재개돼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영철은 북한 군부를 대표하는 강경파로 김정은 정권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문책하기 어렵다”며 “리용호나 최선희 등을 문책한다면 마치 북한이 협상 실패를 자인하는 모습이 되고, 이는 대미 협상력을 크게 약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협상 라인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제1부부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회의 참석 대상이다. 김 제1부부장이 지난달 선거를 통해 대의원에 진입한 데다 정치국 회의 등에도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당내 위상이 지속적으로 격상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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