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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 맹폭하더니… 샌더스 “나도 백만장자, 베스트셀러 덕분”



2020년 미국 대선에 도전장을 낸 버니 샌더스(사진) 상원의원이 ‘백만장자(millionaire)’가 됐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2016년 대선 당시 ‘샌더스 돌풍’을 타고 그의 저서가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거액을 벌어들인 덕분이다. 샌더스 의원이 지난 대선 유세 때 사민주의자를 자처하며 ‘백만장자와 억만장자’를 맹비난했던 것을 돌이켜보면 아이러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샌더스 의원은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그가 백만장자가 됐다는 일각의 지적을 시인하며 “나는 베스트셀러를 썼다. 당신도 베스트셀러를 쓰면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은 2016년 대선 전까지만 해도 전체 상원의원 중 19번째로 가난한 의원이었다. 하지만 대선 이후 출간한 책들이 잇달아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2017년 한 해에만 106만 달러(약 12억원)를 벌어들였다. 이 중 88만5000달러(약 10억원)가 인세 수입이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해에도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Where We Go From Here)’라는 제목의 저서를 출간했다.

샌더스 의원의 이날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소득신고서 공개를 촉구하는 맥락에서 나왔다. 샌더스 의원은 2018년도분 세금신고 기한인 오는 15일에 지난 10년치 소득신고서를 공개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나처럼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억만장자도 아니고 사우디아라비아에 거액을 투자하지도 않았다. 전 세계에 투자를 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하면 내 소득신고서는 재미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에서는 대선 출사표를 내는 주자들이 소득신고서를 공개하는 관례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따르지 않아 논란을 만들었다. 샌더스 의원도 대선 당시 뚜렷한 이유 없이 소득신고서 제출을 거부했던 주자였다. 이 때문에 경선 맞수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으로부터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공격을 받았지만 큰 이슈가 되지는 못했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경선 직후 지역구인 버몬트주에 위치한 57만5000달러(약 6억5000만원) 상당의 가족별장을 구입해 ‘위선자’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은 별장 외에 워싱턴과 버몬트주에 주택을 한 채씩 보유하고 있다. 인세와 강연료, 부동산, 퇴직연금 등을 모두 합하면 총자산이 200만 달러(약 22억7700만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치도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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