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아멘 코너’서 감사기도할까… PGA 마스터스 11일 개막

11일 미국프로골프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타이거 우즈가 8일(현지시간) ‘아멘 코너’가 시작되는 11번홀에서 연습 티샷을 한 뒤 페어웨이로 걸어가고 있다. ‘아멘 코너’는 공략이 워낙 어려워 선수들이 이곳을 지날 때마다 저절로 ‘아멘’ 소리를 낸다고 해 붙여졌다. AP뉴시스
 
로리 매킬로이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김시우


‘명인열전’ 마스터스가 11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그 막을 연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메이저대회로서 22개국 87명의 선수가 그린재킷을 입기 위해 다툰다.

이번 마스터스는 ‘별들의 전쟁’이 될 전망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완전한 몸상태로 출전해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그동안 잦은 허리 부상으로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펼쳤던 우즈는 지난해 PGA챔피언십 준우승으로 메이저대회에서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우즈는 1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 머리 속에는 이곳에 대한 도서관이 들어섰을 정도”라며 “이전에 힘으로 했다면 이제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혜로 우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마스터스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4대 메이저대회를 한차례 이상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지금까지 진 사라센과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우즈 등 단 5명만이 보유하고 있는 대기록이다.

세계랭킹 1, 2위를 다투고 있는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더스틴 존슨(미국)도 마스터스 첫 우승에 도전한다. 라스베이거스 도박업체는 매킬로이에 이어 로즈와 존슨을 우승 가능성 2, 3위로 꼽았다. 여기에 저스틴 토머스와 브룩스 켑카,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 등 젊은 선수들도 우승의 꿈을 꾸고 있다. 오거스타에서 우승 1회, 준우승 2회, 3위 1회 등 유독 마스터스에서 강해 ‘마스터스의 사나이’로 불리는 조던 스피스(미국)도 이번 대회를 통해 긴 부진에서 탈출하겠다는 각오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하는 김시우(23)는 반란을 꿈꾼다. 지난주 끝난 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올라 샷감은 좋은 편이다. 마스터스 역대 한국인 최고 성적은 2004년 최경주(49)가 거둔 3위다.

경기는 11일 오후 9시15분 골프계의 전설인 니클라우스와 플레이어의 시타로 막을 올린다. 김시우는 이날 오후 10시25분 프레드 커플스, J.B 홈스(이상 미국)와 티오프를 한다. 우즈는 12일 오전 0시4분 존 람(스페인), 리 하오통(중국)과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매킬로이는 파울러,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12일 0시15분 티샷을 날린다.

마스터스는 세계 4대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매년 장소를 바꾸지 않고 오거스타에서만 열린다. 오거스타의 상징은 11∼13번홀의 ‘아멘 코너’다. 공략이 너무 어려워 선수들이 이 곳을 지날 때마다 절로 ‘아멘’ 소리를 낸다고 해 붙은 별칭이다. 그만큼 악명 높은 곳이다. 특히 12번홀은 전장 155야드에 불과한 파3홀이지만 매년 어이없는 샷이 속출한다. 2016년에는 선두를 달리던 스피스가 공을 두 번이나 물에 빠트려 순식간에 4타를 잃어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매킬로이는 2011년 마지막 라운드에서 4타차 선두로 출발했지만 이 곳에서 4퍼트 더블보기로 무너졌다. 로코 메디에이트(미국)는 2006년 공동선두를 달리다가 공을 3개나 워터해저드에 빠뜨리며 이 홀에서만 7오버를 치며 ‘아멘’을 연발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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