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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EU에 또 ‘보복관세 카드’… 다시 불붙는 대서양 무역전쟁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 협상단 일행이 지난 2월 13일 베이징의 한 호텔을 떠나고 있다. 14~15일 미중 장관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전날 베이징에 도착했다. AP뉴시스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대서양 무역전쟁’이 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EU가 항공업체 에어버스에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EU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했다. 보조금 때문에 자국 항공업체 보잉사가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균열과 함께 미국과 EU의 무역 갈등까지 격화되면서 ‘대서양 동맹’의 위기가 더욱 깊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8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는 EU가 에어버스에 지급하는 보조금이 미국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여러 차례 지적했다”면서 “이에 USTR은 무역법 301조에 따라 추가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 상대국이 부당하고 비합리적이며 차별적인 법과 제도, 관행을 운용할 경우 조사와 보복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USTR은 EU의 보조금 지급 때문에 보잉사가 한국 중국 EU 호주 등지에서 시장점유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USTR이 추산한 피해 금액은 연간 110억 달러(약 12조5700억원)다. 이에 따라 USTR은 112억 달러(약 12조8000억원) 규모 EU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토록 관계 당국에 요청했다. 관세 부과 대상은 항공기와 헬기, 항공기 부품뿐만 아니라 와인, 치즈, 연어 등 농축수산품까지 포함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관세 부과는 EU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면 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EU는 지난해 상반기 서로 고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휴전 합의를 이끌어낸 이후에는 한동안 대중(對中) 무역공세에만 집중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휴전 기간 중 또다시 보복관세 카드를 꺼내들면서 미국과 EU 간 무역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EU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를 겨냥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USTR은 보복관세 부과를 올여름까지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EU가 미국의 무역 피해액 산정에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현재 WTO 중재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USTR은 올여름 WTO 판정이 나온 이후 보복관세 부과 대상 품목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기구 절차를 존중한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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