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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배병우] 文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



특정 정치인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강고한 지지 세력을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일컫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콘크리트 지지율이 30%라는 분석이 많았다. 박 전 대통령 지지층의 핵심은 TK(대구·경북)와 고령층이었다.

박 대통령 임기가 중반을 넘어선 2015년 8월 셋째 주 20대와 30대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8~12%(이하 한국갤럽 조사)였다. 그러나 60대 이상은 70%를 넘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은 40%다. 그간 한국 유권자들의 이념 지형은 보수 30%, 진보 30%, 중도 30% 정도로 삼분돼 있었다. 그런데 촛불 정국을 거치면서 진보 지지층이 10%포인트 늘어나 40%가 됐다. 이들이 문 대통령 지지층의 몸통이다. 이 수치는 지난 19대 대선 때 문 대통령의 득표율 41.08%와도 맞아 떨어진다.

여권에서도 문 대통령 지지율 40%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40% 아래로는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지난해 12월 셋째 주 조사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르는 데스크로스가 발생했다. 지지율이 급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이후 석 달간 부정평가와 긍정평가가 모두 45% 안팎을 유지했다. 지지율 40%의 내구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그런데 지난 4월 첫째 주 정례 조사에서 긍정평가가 41%로 급락하고 부정평가는 49%로 치솟았다. 문 대통령 콘크리트 지지율 40%가 시험대에 섰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여권 입장에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지지율 40%선이 무너지면 그 다음엔 30%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긍정평가 30%대 초반, 부정평가 50%대 후반’이 되면 총선을 앞둔 여당에서도 청와대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는 등 ‘레임 덕(권력누수 현상)’이 본격화할 것이다.

지지율 하락을 지연시킬 관건은 민생과 경제인데, 더 나빠지면 나빠지지 좋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여권은 소득주도성장 등 문제되는 정책을 수정하는 대신 ‘남북경협 대박론’을 퍼뜨려 넘어가려 했다. 그런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이마저 제동이 걸리면서 국정의 난맥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청와대가 경제 문제를 정공법으로 해결하지 않고 얕은 꾀로 넘어가려 한 게 이제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배병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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