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LTE와 속도 비슷·1일 사용량 제한… 5G ‘불완전 무제한’ 논란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무색하게 속도가 LTE와 큰 차이가 없거나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통신사들은 5G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일일 사용량을 제한한 것으로 드러났다. 5G 통신망이 제대로 확충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객 유치 경쟁에만 매몰돼 무리수를 둔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5G 무제한 요금제인 슈퍼플랜 베이직·스페셜·프리미엄 사용자가 이틀 연속으로 하루에 53GB 이상의 데이터를 쓰면 속도제어를 한다. LG유플러스도 5G 스페셜·프리미엄 고객이 이틀 연속으로 하루에 50GB를 쓰면 속도제어를 한다.

이통사들은 50~53GB는 풀HD급 영상을 24시간 연속으로 볼 때 소모되는 데이터양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용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5G 시대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인 가상현실(VR) 영상은 1시간 분량이 15GB 안팎으로 일반 영상에 비해 크다. 사용자가 5G 킬러 콘텐츠를 중심으로 쓰면 제한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이통사들은 공정사용정책(FUP)을 기준으로 망부하를 관리한다는 입장이다. 특정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이 너무 많아 다른 이용자의 원할한 사용에 지장을 주는 경우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다. SK텔레콤은 무제한 요금제에 일일 사용량 제한을 두지 않지만 FUP에 위반하는 경우는 속도를 제어하거나 차단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CCTV나 M2M(사물통신) 등 과도한 데이터 사용은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FUP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망관리 이전에 충분하게 통신망을 확충하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1년 말 시작된 LTE에서는 무제한 요금이 7년 후인 2018년 초에 나왔다. 전국에 촘촘하게 LTE망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망투자가 끝난 이후에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았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5G 초반에 무제한 요금제는 무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경쟁이 치열해 한 곳이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면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5G 품질도 문제다. 당분간 이용자들은 5G와 LTE를 연동해서 써야 한다. 5G가 안 터지는 곳은 LTE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초고속, 초지연 등 5G의 특성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5G로만 연결되는 단독망(스탠드얼론·SA)이 구축돼야 한다. 5G는 3.5㎓ 와 28㎓ 대역의 주파수를 쓴다. 현재 이통사들은 3.5㎓ 대역의 5G망을 구축하고 있다. 28㎓ 대역은 올해 말 기술표준이 정해지고 내년부터 망구축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28㎓ 구축이 본격화되면 5G로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진짜 5G’ 세상이 오게 된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아직 기술표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5G 스탠드얼론이 언제 가능하다고 얘기하기는 시기상조”라며 “고객의 데이터 사용량, 가입 속도 등을 고려해 5G망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