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자동차, 운전자 힐링 공간으로 진화한다

운전자의 시야에서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하는 미국 포드의 ‘마인드풀’ 모드.


자동차는 일정 수준의 주행성능이 확보되면 자동차 외·내부 디자인, 안전 및 편의사양이 점점 개선되는 식으로 변화를 거듭해 왔다.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둔 지금 완성차업체들은 운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자동차를 운전자가 시각·청각·촉각으로 힐링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신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는 올여름 미국에서 출시할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익스플로러’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에 ‘긴장 완화 모드’를 추가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 모드는 디지털 계기판에서 기본적인 정보 외에 굳이 볼 필요 없는 모든 데이터를 제거한 것이다. 운전자에게 편한 화면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포드 엔지니어팀은 미국인들이 하루 중 절반을 각종 디지털 스크린에서 본 정보 가공에 사용한다는 한 연구 결과에 착안했다. 운전하는 시간만이라도 디지털 정보 노출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것이 연구 개발의 목적이었다. 인간의 뇌가 청색을 부드럽고 조용한 색으로 인지하는 점을 감안해 디지털 계기판은 눈을 편하게 하는 파란 배경에 신경세포를 안정시키는 설계를 채택했다. 속도계와 연료 정보,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 시간 정보만 표시된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와 지난 7일 폐막한 ‘2019 서울모터쇼’에서 자동차와 운전자가 교감하는 혁신 기술인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 제어 시스템(R.E.A.D)’을 선보였다. 운전자의 생체 신호를 자동차가 인식해 차량 내의 오감 요소를 통합 제어하도록 한 것이다. 운전자가 지루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 경쾌한 음악을 틀어주고, 좋은 향기가 차 안에 퍼지도록 하고, 기분전환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를 제안하는 식이다.

실내 공기를 숨쉬기 편한 상태로 만들어 탑승자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기술도 적용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팰리세이드’ 등에 실내 공기를 강제 순환시키고 고성능 에어컨 필터로 초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등의 산성가스까지 잡아내는 ‘원터치 공기청정 모드’를 장착하고 있다. 볼보는 최근 선보인 ‘V60 크로스컨트리’ 등 신차에 실내 공기를 모니터링해 먼지와 꽃가루 입자, 악취 등을 걸러내고 오염 수준에 따라 외부 공기 유입을 조정하는 실내공기청정 시스템(IAQS)을 탑재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