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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3.57% 쇼크’로 손학규 체제 휘청… 비대위 전환 거론

‘행동하는 바른미래당 위원장 모임’이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창원 성산 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물어 손학규 대표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투표함이 열린 직후 바른미래당은 격랑에 휩쓸렸다. 손학규 당대표가 지역에 상주하며 선거 지원에 ‘올인’했음에도 민중당에도 뒤진 4위를 기록하면서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리더십은 큰 상처를 입었다. 당 내부에서 “손 대표 퇴진” 목소리가 공공연히 나오는 상황이다.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4·3 선거에서 3.5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른미래당이 기록하고 있는 5~7%대 당 지지율보다도 낮은 수치다. 3.79%를 득표한 민중당 손석형 후보에게 3위를 내주며 원내 제3당으로서의 체면도 구겼다. 특히 당 내부적으로 득표율 마지노선으로 상정했던 5% 벽도 넘지 못했다.

당이 받아 든 처참한 성적표에 선거 투표일까지 잠복해 있던 바른정당 출신과 국민의당 출신 간 갈등도 본격적으로 분출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선거법 개혁안 패스스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문제도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른미래당 한 의원은 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양당 구조가 다시 심화되는 상황에서 바른미래당의 정치적 존재감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며 “이번 보궐선거 쇼크로 당 지도부는 사실상 리더십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바른정당계는 물론이고 지도부의 선거법 패스트트랙 추진에 대한 당내 전반적 반발도 거세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득표율 10% 밑이면 손 대표는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언주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선거에서 보여준 민심은 명확하다. 비례대표를 늘리는 선거법 개악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을 한데 묶는, 패스트트랙 야합을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부 내부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로 지도체제를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대표가 보궐선거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는 만류에도 후보를 냈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번 보궐선거는 최악의 쓰라린 패배”라며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표와 상의해 지도부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창당 주주인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전 의원의 역할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두 창당 주주가 다시 전면에 나서 위기의 당을 다잡아줘야 한다는 취지다. 한 의원은 “당 정체성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 의원이 나서기는 어렵고, 안 전 의원도 여전히 정계 복귀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현재로선 두 사람 모두 난국을 돌파할 만한 대중적 신뢰와 권위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의 좌표 설정 자체가 명확지 않다. 당이 가야 할 노선 문제를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지난 3일 참담한 보궐선거 결과를 받아든 직후 창원의 한 술집에서 새벽 4시까지 통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선거사무소 해단식에는 손 대표와 이재환 후보 등 선거캠프 관계자들만 참석했다.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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