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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8년 만에 ‘사막의 장미’ 피웠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문을 연 카타르 국립박물관 전경. 세계적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시공한 걸작으로 ‘사막의 장미’를 모티브로 수많은 원형판이 조화롭고 아름다운 곡선을 형상화했다. 현대건설 제공


건축가 장 누벨


건축업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세계적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시공한 카타르 국립박물관이 지난 27일(현지시간) 개관했다.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중동에 피어난 사막의 꽃 형상의 고차원적 건축물로 완성돼 카타르를 대표하는 글로벌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31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린 개관식에는 카타르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국왕과 알 마야사 빈트 하마드 빈 알 타니 카타르 박물관청장 등 정부 및 각계 인사가 참석했다.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도하 중심부에 국립박물관으로 사용되던 옛 왕궁의 남쪽과 북쪽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4만6596㎡ 규모로 건설됐다. 2011년 9월 현대건설이 카타르 박물관청으로부터 4억3400만 달러(약 4700억원)에 수주해 설계 변경까지 공사 기간만 7년6개월 넘게 걸렸다.

카타르 국립박물관 프로젝트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누벨이 설계자로 참여했다. 누벨은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현존 최고 건축가 중 한 명이다. 전통적 한계에서 벗어나 혁신적 건축을 시도하는 거장으로 명성이 높다. 누벨은 물에 갇혀 있던 해수가 증발하면서 침전물로 만들어지는 장미 모양의 모래덩어리 ‘사막의 장미’를 모티브로 설계를 시도했다. 모래장미 모양에서 따온 수많은 원형판이 여러 각도로 뒤섞이며 조화롭고 아름다운 곡선을 형상화했다.

현대건설은 이 과감한 조형물을 현실화하기 위해 7만6000여장의 섬유 보강 콘크리트를 조합해 크기가 다른 316장의 원형 패널을 일일이 붙였다. 특히 사막의 장미를 형상화하는 최초 꽃잎 하나를 완성하는 데에만 4개월 이상 소요될 만큼 정교한 기술을 요구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현대건설은 세계 최초로 건축 전 과정을 3D BIM(빌딩정보모델링)을 적용해 진행하는 최신 공사관리 기법을 도입했다. 또 기하학적 디자인의 시공 오차를 줄이기 위해 본공사 착수 전 실제 건축물의 3분의 1 부분을 ‘모크업(Mock-up·사전 건축물)’으로 제작한 후 난도 높은 품질 테스트를 거쳐 사전에 기술적·구조적 문제를 해결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원형 패널이 다양한 각도로 뒤섞여 벽체와 천장을 이룸으로써 유래 없는 비정형 건축물로 모습을 드러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높은 습도와 폭염 등 열악한 기후환경 속에서도 우수한 시공능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기의 건축물을 성공적으로 완성해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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