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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손학규 찌질” 막말 이언주 징계 착수… 내홍 새 불씨



바른미래당 원외 지역위원장과 당원들이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학규 당대표를 향해 막말을 한 이언주 의원에게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지역위원장들은 “이 의원이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뉴시스


바른미래당이 손학규 대표를 향해 “찌질하다”는 발언을 날린 같은 당 이언주(사진)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소속 의원 징계 논의를 위한 윤리위 소집은 바른미래당 창당 이후 처음이다. 이 의원의 튀는 언사에 대한 당 지도부의 인내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지도부가 리더십을 흔드는 당내 일부 그룹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성격도 있지만, 이 의원 징계 여부가 자칫 당 분열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2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일만이 아니라 그간 이 의원의 계속된 막말에 대한 피로감이 손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 출신 의원과 당원들 사이에 누적돼 있다”며 “이 의원이 벌인 해당 행위 관련 자료를 취합하고 동참 서명을 받아 윤리위에 징계요청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송태호 당 윤리위원장은 사안의 중대성을 들어 윤리위 소집을 결정했다. 그는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윤리위 회부에 찬성한 이들은 ‘당원권 정지’ ‘제명’ 등 중징계를 촉구하고 있다. 원외 지역위원장과 당원 7명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 의원은 부모에게도 찌질이라고 하느냐”며 “해당 행위를 넘어선 패륜이다. 정계를 떠나라”고 맹비난했다. 몇몇 의원들 사이에서는 “제명이든, 탈당이든 이번 일을 계기로 이 의원과 갈라서는 게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의원은 지난 20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4·3 보궐선거 지원차 창원에 머물고 있는 손 대표에 대해 “창원에서의 숙식은 제가 볼 땐 찌질하다. 완전히 벽창호”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의원은 지난해 11월 “손 대표의 정체성이 궁금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지난 26일 이 의원을 향해 “오물 투척꾼, 보기 드문 캐릭터를 지켜보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공식 논평을 냈다. 당 차원의 대응은 사실상 손 대표의 승인 아래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

바른정당 출신 이준석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의원의 발언이 과한 부분도 있다”면서도 “윤리위 회부 언급이 선거법 패스트트랙 당론 표결을 염두에 둔 당내 반대 의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작업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도 한 식구에 대한 당 차원의 수위 높은 공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은 선거법 개혁안 패스트트랙 추진을 놓고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한 지붕 두 가족’인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출신들 사이 불신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패스스트랙 지정을 막기 위해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개별 접촉하고 있으며, 민주평화당 쪽에서는 국민의당 출신 일부 의원들이 평화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얘기를 흘리며 양쪽에서 바른미래당을 잡아당기는 형국이다. 손 대표가 사활을 걸고 있는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받을 경우 지도부 교체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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