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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조원태 체제 가속화 될 듯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7일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의 오너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조 회장 퇴진에 따라 그룹사 전반에 걸쳐 장남 조원태(사진) 사장 체제로의 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항공은 기존 조 회장, 조 사장, 우기홍 부사장의 3인 각자 대표체제에서 조 사장과 우 부사장의 2인 대표체제로 전환된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 회장이자 지주회사 한진칼의 실소유주로서 대한항공 경영에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은 상황이다. 때문에 조 회장의 퇴진으로 일가 구성원으로서 유일하게 대한항공 이사진에 남게 된 아들 조 사장이 사실상 대한항공을 이끌게 됐다.

조 사장은 2003년 8월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 차장으로 그룹에 합류한 이듬해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팀장을 맡아 대한항공으로 적을 옮겼다. 이후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화물사업본부장, 총괄본부장 등 경영수업을 쌓은 끝에 2017년 대한항공 사장 자리에 올랐다. 40대 젊은 사장으로 그룹 내 IT 역량 강화를 주도하면서 취임 이후 매출 증가 및 체질 개선을 이끌고 있다.

조 사장과 대한항공 앞에는 당장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총회 주관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주주 반대에 따른 오너리스크 해소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이날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지만 현실화된 조 회장의 경영공백을 조 사장이 효과적으로 메우지 못한다면 향후 ‘꽃길’을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29일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가 조 회장 일가의 그룹 내 지배력을 재확인 할 가늠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을 중심으로 ‘한진칼→대한항공·한진→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정점에 있는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대주주이자 진에어(60%), 칼호텔네트워크(100%), 한진(22.2%) 등을 소유하고 있다. 한진칼은 조 회장과 조 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오너일가가 지분 28.95%를 보유해 지배력이 아직 확고하다.

행동주의 펀드 KCGI는 한진칼 지분을 모아 2대 주주에 오른 뒤 최근까지 주주제안을 통한 경영권 견제를 시도해왔다. 하지만 지난주 서울고등법원의 인용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 주주제안권이 인정되지 않았다. KCGI와의 장외전이 한진칼 이사진의 판정승으로 사실상 결론 난 상황에서 주총을 통한 조 회장 일가에 대한 견제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오너가의 그룹 지배력은 여전히 공고하지만 ‘갑질 파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조현민 자매의 경영 복귀는 한동안 쉽지 않다는 점에서 그룹 전반의 경영권 승계가 조 사장을 중심으로 가속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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