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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추가제재 철회 화답하듯… 北, 연락사무소 복귀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돌연 철수한 지 사흘 만에 일부 인력을 복귀시키며 연락 채널을 복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대북 제재 철회 지시에 대한 반응이자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 파기에 대한 부담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25일 “북측 연락사무소 인원 4~5명이 출근해 근무 중”이라고 밝혔다. 북측은 오전 9시30분쯤 연락사무소에서 이뤄진 연락대표 간 접촉에서 “오늘 평소대로 교대근무차 내려왔다”며 “연락사무소가 북남 공동선언의 지향에 맞게 사업을 잘 해나가야 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지난 22일 일방적으로 철수한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평소 10여명인 북측 근무인력 가운데 절반 정도가 복귀했으니 연락사무소가 완전히 정상화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연락대표 간 접촉이 재개됐으므로 협의 채널은 정상화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오전·오후 연락대표 접촉이 평소와 같이 진행됐고, 남측 근무자 입경 때도 종전처럼 북측 연락사무소 직원이 안내했다.

정부는 북측이 사흘 만에 연락사무소 기능 일부를 복원한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외교가에선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재무부의 추가 대북 제재 조치를 철회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철회 입장 표명과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 파기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우리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점과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제재 철회 지시에서 복귀 명분을 얻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자신의 정치적 족쇄였던 ‘러시아 스캔들’ 특검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벗어 향후 비핵화 협상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란 기대감도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온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북측의 일방적 행태에 정부가 강력 대응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남북 간 신뢰를 상징하는 연락사무소에서 북측이 일방적으로 철수하고 사과 없이 복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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