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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정준영 ‘황금폰’ 추적… 판도라 상자 열리나

경찰이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입건된 가수 정준영이 스마트폰을 맡긴 서울 서초구의 한 휴대전화 복원업체를 13일 압수수색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불법 동영상 유포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의 일명 ‘황금폰’에 담긴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13일 사설 휴대전화 복구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정씨가 과거 이 업체에 휴대전화 복구를 맡기는 과정에서 불법 동영상이 유포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대화 내용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씨 처벌을 위해 증거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씨의 시인에 더해 합의되지 않은 촬영이란 사실을 밝혀내야 한다. 경찰은 정씨가 성관계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황금폰을 분석해 혐의를 입증할 계획이다. 정씨는 이날 새벽 사과문을 내고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여성을 촬영하고 SNS 대화방에 유포했다”고 밝혔다.

정씨의 황금폰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휴대전화 안의 수만 건에 이르는 카톡 내용 가운데 지금까지 알려진 것 외에 다른 의혹의 단서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불법 동영상 촬영 관련 대화는 이 휴대전화의 카톡 기록을 입수한 방정현 변호사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가수 승리의 성매매 알선 의혹 카톡도 이 휴대전화에서 나왔다.

경찰은 정씨와 승리를 각각 불법 동영상 유포, 성매매 알선 혐의로 14일 소환한다. 둘 다 피의자 신분으로, 이번 조사의 성패가 버닝썬 사태 1차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정씨의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는 그가 잘못을 시인하면서 상대적으로 혐의 입증이 수월해졌다. 하지만 법무법인 태일의 최인한 변호사는 “동영상을 유포한 사실만으로 처벌이 가능하지만 피해 여성들의 진술을 통해 합의되지 않은 촬영이란 사실이 입증돼야 불법 촬영 부분도 범죄가 성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씨 외 카톡방에 함께 있던 다른 이들이 몰카 영상을 촬영·유포하는 데 가담했는지도 밝혀야 할 사안이다.

승리의 성매매 알선 혐의는 대화방 메시지만으로 실제 성매매가 이뤄졌는지 단정짓기 어려울 수 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성접대 의혹을 밝히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유모씨 등 단톡방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온세상의 김재련 변호사는 “성접대를 했다는 여성들의 진술이 있다면 가장 확실하게 처벌할 수 있겠지만 현행법상 접대를 한 여성도 처벌 대상이므로 용기 내 진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경찰은 이번 사건 수사를 위해 126명의 합동팀을 꾸렸다. 서울경찰청 차장 아래 광수대, 지능범죄수사대, 사이버수사대, 마약수사대 등을 총동원했다.

이번 사건으로 승리와 정씨는 소속사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두 사람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와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이들과 맺은 전속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이날 광수대는 지난해 7월 클럽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해 달라고 청탁한 의혹을 받는 전직 경찰관 강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예슬 김용현 박지훈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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