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카풀업계 ‘카카오만의 합의’ 비웃듯… 시간 제한 없는 서비스 속속 개시

택시·카풀 대타협기구 합의…"출퇴근 시간 카풀 허용"(CG). [연합뉴스TV 제공]


최근 사회적대타협기구가 자가용을 이용한 승차공유(카풀) 서비스에 합의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카풀 이용시간이 특정 시간대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를 제외한 업체들은 합의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며 일부는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하고 나섰다. 택시업계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회에서 합의사항을 법제화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참여한 대타협기구는 카풀 서비스를 출퇴근 시간대인 오전 7∼9시와 오후 6∼8시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은 제외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위츠모빌리티는 시간 제한 없는 카풀 서비스 ‘어디고’를 시범적으로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운전자 범죄경력 조회를 강점으로 내세운 ‘위풀’도 이달 내 시간 제한을 두지 않고 카풀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 이외 차랑공유 업계는 합의안에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문성훈 위츠모빌리티 사장은 “대타협기구에서 합의한 시간 제한은 카카오 카풀에 한정된 것”이라며 “업종별로 다양한 출퇴근 시간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서영우 풀러스 대표는 지난 합의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래 허용되던 것을 제한해 놓고 극적 타협에 성공했다고 선전이 장난 아니다”라며 “시민들은 커다란 대체 이동수단을 잃었고 택시가 안 잡히는 시간대에 불편함은 여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차량공유 사업을 하는 업체들도 가세하고 나섰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를 안 하겠다는 이야기”라며 “카카오가 다른 카풀 서비스를 다 못하게 하고 택시와 플랫폼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우 차차크리에이션 대표는 “택시업계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로의 이익에 원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하며 승차 플랫폼 카르텔을 구축하겠다는 합의로도 해석된다”고 했다.

이들은 운행시간을 제한하면 카풀 시장이 성장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카카오는 택시호출, 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사업이 다각화돼 있어 카풀이 제한되어도 큰 문제가 없지만, 카풀 서비스만 하는 업체들은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의 개인택시 기사들도 합의안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택시 노동자들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카풀 일부 허용 합의는 그동안 분신하신 분들의 희생을 짓밟는 행위”라며 “졸속 합의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