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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청문회·상원투표… 트럼프 ‘악몽의 3월’

사진=AP뉴시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등 갖가지 국내 악재로 ‘고난의 3월’을 맞이하고 있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의 트럼프 저격 청문회,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 발표, 국경장벽 건설용 국가비상사태에 대한 상원의 저지 투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계획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다가 등을 돌린 마이클 코언을 시작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남용, 사법방해 등 불법행위에 대한 청문회를 잇따라 열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상원 비공개 청문회를 시작으로 27~28일 하원 청문회까지 사흘 연속 의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안겼던 코언은 오는 6일(현지시간) 다시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다. 민주당 소속인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3일 CBS에 출연해 “코언이 2016년 미국 대선 과정에도 계속됐다고 증언한 모스크바의 트럼프타워 건설 협상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코언 청문회에 대해 여러 차례 불쾌감을 표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한 이유로 코언을 들었다. 그는 “민주당이 북한과의 아주 중요한 정상회담과 동시에 청문회를 열고 코언을 인터뷰해 미국 정치에서 새로운 저점을 찍었다”며 “이게 (내가) 걸어나온 것에 기여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코언을 “유죄를 선고받은 거짓말쟁이이자 사기꾼”이라고 비난한 뒤 “대통령이 해외에 있을 때 이런 적이 없었다. 창피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하원에서 민주당의 공세는 코언으로 끝이 아니다.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ABC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남용 및 사법방해 의혹 가능성 조사를 위해 60여개 개인·기관에 자료 제출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재단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앨런 와이셀버그 등은 3월 중 청문회에 출석해야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화당이 우세인 상원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강행한 국가비상사태를 막겠다는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상원에서 민주당이 결의안 가결에 필요한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상원에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넘어설 수 있는 3분의 2의 찬성까지는 이르지 못하겠지만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 결의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이 곤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고난의 행군에서 하이라이트는 2016년 미 대선의 러시아 개입 스캔들을 2년여 수사해 온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최종 보고서 공개다. 뮬러 특검은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에는 최종 보고서를 법무부에 제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 보고서에는 트럼프 대통령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여부에 대한 수사 내용이 담겨 있다. 러시아와의 내통을 입증하는 객관적 증거가 포함돼 있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 탄핵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할 수 있다. 물론 공화당이 상원에서 우세한 만큼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탄핵 절차 돌입만으로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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