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황교안 “보수 똘똘 뭉쳐야” 오세훈 “강성 보수는 안돼” 김진태 “대표 못 되면 쫓겨나”

자유한국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왼쪽부터) 후보가 1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황·오 후보는 당 상징색인 붉은색 목도리와 넥타이를, 김 후보는 이전에 선거운동 때마다 써왔던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있다. 대전=윤성호 기자


자유한국당 당대표에 도전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이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날인 14일 대전에서 격돌했다. 세 후보는 ‘총선 승리’라는 총론에서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이를 이루기 위한 각론에서는 뚜렷한 차이점을 드러냈다.

황 전 총리는 자유우파 대통합을 내세운 반면, 오 전 시장은 상대 후보들을 ‘강성 보수’로 규정한 뒤 한국당이 살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해야 한다는 ‘탈(脫) 박근혜’를 강조했다. 최근 5·18 공청회 개최 문제로 당의 징계 대상에 올랐다가 유예 통보를 받은 김 의원은 “당대표가 안 되면 당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며 사활을 건 싸움을 예고했다.

세 후보는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 나란히 출격했다. 각 후보 지지자들은 연설회장 입구에서부터 피켓을 들고 후보자들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당의 상징 색깔인 빨간색 목도리를 두르고 연단에 선 황 전 총리는 “총선에 승리하고 정권을 되찾기 위해선 보수진영이 한국당의 빅텐트 안에 똘똘 뭉쳐야 한다”며 보수 대통합을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대통합 정책 협의체’를 만들겠다”며 “당직 인선부터 탕평과 공정의 원칙을 분명하게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당의 외연 확대를 위해 “문재인 정권에 실망하고 있는 청년과 중도층도 크게 품어야 한다”고 했다.

두 후보를 향해선 “당과 나라를 위하는 일에 무한대로 협력하며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자”며 “서로에게 손가락질하는 일은 이제 그만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단상에 올라 큰절부터 했다. 셔츠 소매를 걷고 열변을 토하며 ‘확장성’을 강조했다. 그는 황 전 총리의 공안 검사 이력과 김 의원의 장외투쟁 활동을 거론하며 두 후보를 ‘강성 보수’로 규정했다. “황 후보와 김 후보를 보면 어쩔 수 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며 평가절하했다. 그는 “내년 선거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화두가 된다면 총선은 필패”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성 보수로는 정치와 이념에 관심 없는 무당층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충청 영남의 대부분을 이겨도 수도권에서 패하면 총선은 참패”라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이 박 전 대통령 이야기를 거론하자 일부 당원들이 야유를 보내면서 장내가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가까스로 선거 레이스를 지속할 수 있게 된 김 의원은 갈색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거수경례를 하며 등장했다. 그는 “첫 선거 때 쓴 모자”라며 “산 건너 물 건너 왔다. 파란만장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5·18 폄훼 논란과 관련한 징계 여부가 일단 유보된 것을 의식한 듯 “한국당에 김진태가 없으면 재미없을 것이다. 저를 지켜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50번에 달하는 장외투쟁 이력을 강조하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한국당이 진정한 우파정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보수 통합을 놓고는 “애국세력과의 연대가 진정한 보수 우파의 통합”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가장 많은 지지자를 동원하며 세를 과시했다.

“5·18 유공자는 괴물집단”이란 망언을 했던 김순례 의원은 호남 달래기에 집중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 의원은 “호남이 없으면 조국도 없다”고 했다.

대전=심우삼 기자 sam@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