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백성의 아픔을 치유한 사사 돌라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 지역 중심으로 지도자를 세워 민족을 이끌어 가던 시대를 사사시대라고 합니다. 그때의 시대 상황을 사사기 21장 25절에서는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라고 표현했습니다. 왕 즉 강력한 지도자가 없어서 각자 보기에 옳은 대로 행했다는 것은 도덕과 질서도 없고 신앙도 없는 어두운 시대였음을 뜻합니다.

사사(士師)는 여호수아가 죽은 후부터 사울 이전까지, 왕이 없던 시대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자기 고향을 중심으로 백성을 구원하고 다스리던 사람입니다. 사사는 모두 12명으로 옷니엘 에훗 드보라 기드온 입다 삼손 등 6명은 대사사라 하고, 삼갈 돌라 야일 입산 엘론 압돈 등 6명은 소사사라고 합니다.

기드온과 삼손이 훌륭해서 대사사가 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활동 기록이 성경에 많이 남아 있어 후손들이 그렇게 부르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기억하지 못하는 소사사는 힘이 없고 못난 사사가 결코 아닙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겸손하게 하나님 뜻을 이루었던 위대한 소사사들도 많습니다.

소사사로 구분되는 돌라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돌라에 관한 말씀은 사사기 10장 1~2절로 두 절밖에 안 되지만, 엄청난 역사를 이룬 사사입니다. 기원전 1127년경 포악한 아비멜렉이 죽자 돌라는 그 뒤를 이어 사사가 됐습니다. 기드온의 서자인 아비멜렉이 그 형제 70명을 공개 처형하고, 그것도 모자라 자기 고향인 세겜 사람들과 전쟁을 벌여 수천 명을 죽였습니다. 전쟁의 상처 중 가장 낫기 어려운 상처는 같은 민족 간의 전쟁입니다. 악한 지도자 아비멜렉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같은 민족을 죽이고 서로 적이 되어 미워하며 원망했습니다.

돌라는 그런 시대 상황 속에서 무려 23년을 사사로 활동했습니다. 아비멜렉으로 인해 생긴 이스라엘 백성들의 아픔을 치료하고, 화목한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사사들은 자신의 고향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돌라는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가족과 친척을 떠나 제 고향이 아닌 에브라임 지파 땅에 살며 죽을 때까지 헌신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돌라가 아무 일도 안한 사사, 심지어는 능력이 없는 사사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기드온이나 드보라처럼 적을 물리치고 전쟁에서 승리한 것도 훌륭하지만 전쟁을 미리 막고 백성들이 서로 화해하고 사랑하며 살게 하는 것 또한 훌륭한 것입니다. 돌라는 이사야 40장 1~2절 “너희의 하나님이 이르시되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너희는 예루살렘의 마음에 닿도록 말하며 그것에게 외치라! 그 노역의 때가 끝났고 그 죄악이 사함을 받았느니라”라고 표현한 말씀 그대로 일한 위대한 지도자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합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 가난한 노인들,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고통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이런 시대에 돌라 같이 전쟁을 사전에 막아 백성을 지키고 위로하며 통합하는 지도자, 무엇보다도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대통령을 비롯해 각 분야 지도자들이 이런 리더가 되도록 기도에 힘써야겠습니다.

최부수 목사·㈔행복한우리들회장

●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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