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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경호·의전’ 경험 있는 美, 비핵화 의제에 집중 방침

사진=AP뉴시스


2차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과 미국이 다음 주 2차 실무협상에서 경호·의전 문제 등 의제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안에 시간을 쏟아붓지 않기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로 북·미 정상회담이 정확히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의제를 조율할 시간을 번 셈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개월 전인 2017년 11월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적이 있는 만큼 현지 경호 및 의전은 당시 매뉴얼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관계자는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은 하노이 경호·의전과 관련해 매뉴얼을 갖추고 있고, 경험도 있기 때문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호와 의전 문제에 시간을 많이 쓰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을 워싱턴에서 만나 “북·미가 이견을 좁히는 것은 다음 회의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속 실무협상에서 본격적으로 의제를 조율하겠다는 의도다. 비건 대표는 또 “북·미 정상회담 전까지 2주밖에 남지 않아 난제를 모두 해결하는 것은 어렵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난제’라는 표현에서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음을 시사했다.

현재로선 미국이 원하는 전면적 핵신고와 고강도 검증, 핵무기·핵시설 폐기 등을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아무리 북·미가 끝장 실무협상을 한다 하더라도 ‘영변 핵시설 폐기-영변 외 핵무기·핵시설에 대한 포괄적 신고-완전한 핵폐기’라는 3단계 비핵화 시나리오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 시간 등을 정하기엔 시간도 촉박하다.

이에 따라 하노이 정상회담에선 북한 핵개발의 심장부인 영변 핵시설 폐기라는 현실적 목표에 만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대가로 대북제재 완화를 원하는데, 미국은 그 정도 조치로는 어림도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2주 남은 시간 동안 북·미의 밀고 당기기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이 지난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는 와중에도 핵 개발을 계속해 5~7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생산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경우 북한은 최대 37개의 핵무기를 가진 것으로 헤커 박사는 추산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2017년 말 이후 핵·미사일 실험을 동결하면서 이전보다 핵 위협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 일정은 27~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베트남의 팜 빈 민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은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및 북·미 회담 의전 문제 조율을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12일 북한을 방문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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