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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 아마존 CEO ‘사면초가’ 직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자신의 불륜 의혹을 보도한 매체가 사진을 추가 공개하겠다고 하자 “부끄럽지만 협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아마존 제공


세계 최고 갑부인 제프 베이조스(55)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야심 차게 추진해온 뉴욕 제2 본사는 지역주민과 정치권 반대에 부딪혔고, 자신의 불륜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와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내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아마존이 뉴욕 제2 본사 추진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지난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버지니아주 북부 내셔널 랜딩, 뉴욕 퀸스의 롱아일랜드시티를 각각 제2 본사 부지로 선정했다.

하지만 뉴욕의 일부 정치인과 시민단체들은 아마존에 15억 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너무 과도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아마존이 들어올 경우 인근 지역 집값 상승으로 주민들이 쫓겨나가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아마존은 무리하지 않고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WP는 아마존이 뉴욕에 사무실을 빌리거나 건물을 매입하지 않은 상황이라 의사결정을 번복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뉴욕 주정부가 여전히 아마존 유치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철회 가능성은 작다. 보도한 매체가 베이조스가 소유한 WP라는 점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 유치에 혈안이 된 상황에 아마존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가 있다는 점은 베이조스로선 뼈아픈 일이다.

한편 베이조스는 자신의 불륜 의혹을 보도한 연예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모회사 아메리칸미디어(AMI)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디엄닷컴 블로그에 ‘노 생큐, 페커씨’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AMI가 불륜 상대로 지목된 전 TV 앵커 로렌 산체스와 찍은 사진 9장을 추가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사진에는 성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AMI는 사진 및 문자메시지 입수 경위에 대한 조사를 중단하고, 불륜 의혹 보도가 정치적인 동기가 없었다는 걸 베이조스가 인정하지 않으면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베이조스는 “협박과 강탈에 굴복하느니 창피를 무릅쓰더라도 맞서겠다”고 밝혔다.

베이조스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반면 AMI 사장 데이비드 페커는 트럼프 열혈 지지자로 알려졌다. 때문에 베이조스의 불륜 의혹 보도에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불륜 의혹 보도가 나간 이후 베이조스는 개인 조사팀을 고용해 문자, 사진 입수 경위를 조사토록 했고,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이를 중지하라며 서로 공방을 벌였다. 베이조스는 지난달 부인과 이혼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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