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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명호] 월요일 결심



2019년도 벌써 1월 말에 들어섰다. 1월이면 많은 사람들이 반복하는 두 번의 일이 있다. 1월 초엔 올해 할 일을 결심하는 것, 1월 말엔 ‘아, 역시 나는 안 돼…’라며 자책과 함께 계획을 폐기 또는 수정하는 것. 담배 끊기, 술을 일주일에 한 번으로 줄이기, 7층 사무실까지 걸어 올라가기, 하루 30분씩 걷기 같은 소소한 건강 챙기기부터 10년 후 계획 시작하기, 인생 진로 변경 준비하기, 좀 더 이타적인 삶 등등까지 각자의 생각을 결심으로 발전시킨다. 1월 첫 주를 야심차게 시작한다. 그리고 이맘때 되면 2~3개쯤 세워둔 계획은 뒤틀어지기 시작한다. 아예 시작을 안 했거나 못한 것도 생긴다. 그 이유를 따져보면 딱히 짚을 수도 없지만, 어찌 보면 10개가 넘는 장애물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장애물이란 것들은 이솝 우화에 나오는 ‘신포도’일 수도 있다. 할 의지가 없으면서도 자꾸 다른 이유를 들어 합리화한다. 이 단계를 거쳐 2~3월쯤엔 없던 일이 된다. 그리고 한 해가 가고 또 새해의 결심을 한다.

미국에 ‘The Monday Campaigns’라는 비영리단체가 있다. 이 단체는 개인과 공동체 구성원들이 보다 나은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매주 월요일에 계획을 세우고 결심을 하고 실천을 하게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거창한 새해 결심이 아니라 알찬 ‘52번의 월요일 결심’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게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의 뇌와 몸의 구조, 사회적 습관 등이 건강을 증진하는데 주간 단위의 계획과 실천이 아주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 단체와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는 존스홉킨스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운동이나 담배 끊기, 다이어트 등을 대부분 월요일에 시작하고, 심지어 의사와 상담 약속이나 구글에서 건강을 검색하는 빈도가 월요일에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월요일 시작이 최적이라는 뜻이다. 이 단체의 ‘월요일 고기 안 먹기’는 이미 국내에도 호응이 있을 정도로 여러 나라에 퍼졌다.

건강 말고 다른 계획으로 확장해도 ‘월요일 결심’은 꽤 괜찮을 게다. 책 한 권 읽기, 인터넷 강의 두 번 듣기, 땀 흘리는 운동 세 번 하기…. 새해 결심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거창하고 추상적인 계획 때문인데 1주 단위는 구체적인데다 단계적으로 진화할 수 있다. 이거 다음 주부터 당장 실행해 보시라. 성공 확률이 의외로 높아 소소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요즘 유행한다는 소확행도 느낄 수 있는 건 유쾌한 덤이다.

김명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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