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많은 벤투호, 큰 암초 카타르 넘기 만만찮다

한국 축구 대표팀 공격수 손흥민이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막툼 빈 라시드 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19 아시안컵 16강전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2대 1로 승리한 뒤 힘들어하고 있다. 뉴시스
 
슛을 실패한 뒤 아쉬워하는 황의조(왼쪽)와 이승우. 뉴시스




힘겹게 바레인을 넘어선 ‘벤투호’의 다음 상대는 중동의 신흥 강자 카타르다. 대표팀은 바레인전 이후 체력적인 부담과 부상 선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숙제를 떠안았다. 카타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3위로 한국(53위)보다 낮지만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어 승리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하면서 8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출혈도 컸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바레인과 연장 전·후반 포함 120분간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지게 됐다. 8강 경기는 25일 밤 열려 준비 시간이 짧다. 이번 대회부터 참가국이 24개국으로 늘어 우승까지 토너먼트 한 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반갑지 않은 결과다.

특히 선발진의 피로 누적이 우려된다. 교체카드 4장을 모두 쓰긴 했지만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27·감바 오사카), 공격형 미드필더로 뛴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30·알 사드) 등이 120분간 경기장을 누볐다. 이중 손흥민은 소속팀에서의 강행군을 소화한 데 이어 지난 16일 중국전에서도 풀타임 가까이 뛴 탓인지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기성용(30·뉴캐슬) 등 부상 선수로 인한 공백 문제도 노출됐다. 기성용은 벤투호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전체 경기 흐름을 조율해왔다. 현 대표팀 A매치 최다 출전 경험과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좌우 풀백 등으로 공을 배급하는 역할을 맡아 공격 시 역할이 컸다. 바레인전에선 손흥민이 중국전에 이어 주 포지션이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공격의 실마리를 찾았으나 여의치 않았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인 이재성(27·홀슈타인 킬)이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상황에서 포지션 변경이 쉽지 않았다. 중앙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좌우 풀백의 측면 공격에 의존했으나 이마저도 부정확한 크로스가 많아 아쉬움을 남겼다.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처음 만나는 카타르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우려스럽다. 한국은 카타르와의 역대 전적이 5승 2무 2패로 앞서 있다.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아시안컵에서도 3번 만나 2승 1패로 우위에 있다. 하지만 가장 최근 대결인 2017년 6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선 2대 3으로 패했다.

2022년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차근차근 경기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카타르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카타르는 FC 바르셀로나 유소년 지도자 출신인 펠릭스 산체스 감독이 이끌고 있다. 그는 2013년 19세 이하 대표팀부터 시작해 23세 이하 대표팀 등을 지도한 후 2017년 7월부터 A대표팀을 맡고 있다. 이번 대회에선 조별리그에서 중동의 전통적 강호인 사우디아라비아에 2대 0으로 승리하는 등 3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23일 새벽 끝난 16강 토너먼트에선 이라크마저 1대 0으로 돌려세웠다.

공격수들의 파괴력 역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마주쳤던 팀들과 다르다. 카타르는 4경기에서 11골을 넣는 동안 1골도 실점하지 않았다.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이번 대회에서 7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알모에즈 알리(23·레크위야)다. 알리는 지난해 아시아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도 득점왕(6골)에 오른 카타르 공격의 핵이다. 알리와 동갑내기인 아크람 아피프(23·알 사드)도 한국전에 유독 강해 요주의 인물로 꼽힌다. 아피프는 2017년 6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상대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고, 지난해 아시아 U-23 챔피언십 3·4위전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결승골을 넣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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