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꺼진 불인 줄 알았는데… 트럼프의 ‘러 스캔들’ 재점화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대 정치적 약점인 ‘러시아 스캔들’이 다시 불붙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내통했는지를 두고 미 연방수사국(FBI)이 비밀리에 수사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미·러 정상회담 내용 일부를 은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풍 트윗’을 쏟아내는 등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러시아 스캔들은 올해 미국 정치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면대면(face-to-face) 대화 내용을 참모들이 알지 못하도록 은폐를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다섯 차례 만나 남들 몰래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비밀 문건으로도 보존되지 않았다. WP는 “이런 기록 공백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과 더불어 과거 어느 행정부에서도 없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역사에게 회담 내용을 발설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통역 노트를 빼앗은 사례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푸틴 대통령과 만나 회담했다. 발언록은 회담에 배석했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정리해 내부적으로 공유했다. 하지만 백악관과 국무부 관리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통역사에게 문의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막음’ 시도가 드러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FBI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비밀 수사를 했다는 보도를 내놨다. 2017년 5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전격 해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국가안보를 해치는지, 사법 방해에 해당하는지 등을 두고 수사했다는 것이다. FBI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미국의 국익에 반해 러시아를 도왔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FBI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임명 이후 수사 내용을 특검 측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망해가는 NYT에 따르면 부패로 쫓겨난 전직 FBI 간부들이 악의를 품고 나를 수사했다고 한다”면서 “증거도, 이유도 없는 완전히 추잡한 행위”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는 FBI 관련 보도가 “가장 모욕적인 기사”라며 “(NYT는) 신문계의 재앙”이라고 비난했다. 미·러 정상회담 내용을 은폐했다는 WP 보도에 대해서도 “나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러시아 스캔들은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 달에는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해온 뮬러 특검 보고서 제출이 예정돼 있어 정국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검 보고서 내용에 따라서는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