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가상 주행 자율차, 아이 영상 보이자 멈춰섰다

8일(현지시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개막된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내 현대모비스 전시관에서 자율주행차 콘셉트 ‘엠비전’과 커뮤니케이션 라이팅 등 미래차 기술이 가상현실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전시장 벽면 스크린에 실제 도로와 주변 풍경이 펼쳐진다. 무대에 등장한 자율주행차와 함께 벽면의 스크린 화면이 움직이면서 실제 도로를 달리는 것 같은 장면이 연출된다. 순간 부모와 함께 인도를 걷던 어린 아이가 갑자기 차도로 뛰어든다. 이때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어린이’라고 인지하고 보행자와 자동차 간 거리를 측정하는 모습이 화면에 보인다. 이어 자율주행차가 멈춰서면서 차 외부 전면에 설치된 스크린에 ‘조심해’라는 경고 문구가 뜬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의 현대모비스 전시장에 모인 관람객들은 상상하기 어려웠던 자율주행차 시대의 미래 모습,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미래차 기술을 가상현실(VR)을 통해 영화 보듯 생생하게 체험했다. 홀로그램 증강현실(AR) 분야 전문 업체 스위스 웨이레이는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운전자에게 자동차 앞유리창을 통해 도로의 모습을 증강현실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올해 CES에서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면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전시 모듈 등을 활용하는 곳이 많았다. 단순히 신제품을 전시하고 기술을 설명하는 것보다 관람객들이 보다 생생하게 미래차 시대를 경험하도록 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독일 자동차업체 아우디의 전시관에 들어서자 한 관람객이 전기차에 탄 채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있었다. VR 안경을 착용한 관람객은 가상현실의 주인공이 됐다. 가상현실 속 차량이 왼쪽으로 움직이면 관람객이 탑승한 차량도 왼쪽으로 기울고, 가상현실 속 차량이 충격을 받으면 실제 차량도 흔들렸다. 아우디 관계자는 “자동차를 가상현실 경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기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부스에선 관람객이 자동차 내부처럼 만든 전시용 시스템 모듈에 들어가자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가 관람객의 얼굴을 인식했다. 시스템은 관람객의 표정을 분석한 뒤 ‘지겨움(bored)’이라는 단어를 화면에 띄웠다. 잠시 후 모듈 안에는 좋은 향기가 퍼졌다. 지겨워하는 관람객의 기분을 전환시키기 위해 시스템은 드라이브를 제안했다. 기아자동차가 공개한 미래차 기술인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을 체험한 것이다.

도슨트(해설가)에게 설명을 들어야 하는 곳보다 체험형 전시관에서 미래차 기술에 대한 관람객들의 몰입도는 훨씬 높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직장 동료와 함께 CES를 찾았다는 한 미국인 관람객은 “자율주행차 기술이 이렇게 발달했다는 생각을 평소에 하지 못했다”면서 “미래차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체험형 전시가 많아 아주 흥미롭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