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중국발 애플 쇼크에… 국내 IT·전자업계도 직격탄



애플이 최근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내리면서 국내 정보기술(IT)·전자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아이폰 판매량이 감소하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는다. 특히 아이폰에 들어가는 고가 부품을 만드는 한국 기업들의 충격이 우려된다.

애플은 2018년 4분기 매출 전망을 890억~930억 달러(100조~105조원)에서 840억 달러로 5.6~9.7% 낮췄다. 애플은 앞서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아이폰XS 등 신제품 3종이 잘 팔리지 않으면서 생산량 감축을 예고한 바 있다. 아이폰의 혁신 없는 고가 정책과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 둘 다 당장 해소될 수 없는 문제여서 애플의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애플에 모바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실적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글로벌 모바일용 OLED 시장에서 9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폰 모델 일부에 모바일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도 애플 부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에는 고용량·고사양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가기 때문에 세계 메모리 시장을 이끄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충격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애플에 D램과 낸드플래시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6일 “아이폰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반도체 경기의 초호황을 견인했던 주요 원인이 스마트폰보다는 데이터 센터였다는 점을 근거로 애플 쇼크가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밖에 글로벌 카메라 모듈 시장 세계 1위 업체로서 애플을 고객사로 둔 LG이노텍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애플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공급하는 삼성전기도 실적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애플 쇼크로 받을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4일 직접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을 찾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전장용 반도체, 센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새로운 반도체 시장을 창조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메모리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해소하고 비메모리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자는 주문이다.

SK하이닉스 신임 최고경영자(CEO) 이석희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EUV(극자외선)를 포함한 핵심 공정 기술과 요소 기술을 확보하고, 빅데이터 관련 기술도 선제적으로 반영해 생산 시스템과 경영 시스템에 접목해야 한다”면서 “혁신을 목표로 끊임없이 구조적 변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