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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A9, 세계 최초로 ‘쿼드 카메라’ 탑재해 가성비 탁월




최근 한국에 출시한 갤럭시 A9은 삼성전자의 중저가 시장 전략의 고민이 담긴 제품이다. A9은 세계 최초로 후면에 4개 ‘쿼드 카메라’를 탑재하면서도 59만95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이 책정됐다.

가격을 고려할 때 A9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았다. 2개 이상의 카메라가 탑재되는 건 보통 프리미엄 제품인데 A9은 중가 제품임에도 4개가 탑재됐다. 스마트폰 한 대로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다. A9은 2400만 화소 기본 카메라와 화각 120도의 800만 화소 카메라, 광학 2배 줌을 지원하는 1000만 화소 카메라 그리고 500만 화소의 심도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카메라를 실행시키면 일반 화각, 2배 줌, 초광각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아이콘이 떠서 원하는 대로 골라 촬영할 수 있다. 배경을 흐리게 만드는 ‘아웃 포커싱’ 효과를 낼 수 있는 라이브 포커스 모드도 사용할 수 있는 등 사진 촬영과 관련한 옵션은 상위 모델인 갤럭시S, 노트 시리즈와 비슷했다. 여기에 촬영 장면을 인식해 자동으로 색감을 조절해주는 ‘인텔리전트 카메라’ 모드도 지원해 후보정 없이도 다양한 색감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전면에는 24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해 선명한 셀카 촬영이 가능했다.

사진 화질은 초광각, 2배줌 카메라의 경우 일반 카메라보다 화질 열화가 조금 있는 편이지만, 일반적인 환경에서 찍었을 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사진을 결과물로 내놨다. A9 가격을 고려하면 사진 촬영의 다양성, 화질 등 모든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6.3인치의 대화면은 만족스러웠고, 스냅드래곤636을 활용하는 성능도 무리 없는 수준이었다. 인터넷 서핑을 하고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고 가벼운 게임을 즐기는 수준의 용도라면 A9으로 충분해 보인다. 배터리도 3800㎃h로 넉넉했다. 카메라는 후면 상단 측면에 있지만 지문 인식 센서는 후면 상단 가운데 있어서 지문 인식을 하려다 카메라를 만지는 간섭은 전혀 없었다.

A9이 중가 모델임을 깨닫는 건 프리미엄 제품에 있는 일부 기능이 빠졌다는 걸 확인하면서부터다. 특히 삼성페이가 빠진 건 아쉽다. 삼성전자가 아이폰이나 다른 안드로이드 진영 폰과 차별화하는 핵심 기능이 삼성페이인데 A9에서는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 방수·방진, 무선충전 등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폰에 있는 사양도 없다. A9은 돌비 애트모스를 탑재해 음향 부분도 신경을 썼다. 하지만 스피커가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라 듣는 즐거움이 크지는 않았다. 삼성페이 같은 추가 기능을 원하면 상위 기종을 구매하라는 생태계 구분 전략인 셈이다.

결국 A9에 대한 결론은 이 제품에 ‘가성비’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지다. 일부 핵심 기능이 없어도 쿼드 카메라라는 차별화 지점이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볼지,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처럼 낮은 가격에 모든 성능을 끌어올린 제품을 내놔야 만족할지는 소비자들이 판단할 것이다.

적어도 국내 시장에서는 가격대비 만족을 크게 줄 수 있는 제품임은 분명해 보인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 중심이고, 해외 업체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중가 시장은 제품 자체가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 A9의 등장은 소비자 선택지를 넓혀준다는 차원에서 반가운 제품이다.

반면 A9이 중국, 인도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브랜드 파워가 예전 같지 않고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제품들의 이름값은 점점 올라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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