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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알릴레오’ vs 보수 ‘홍카콜라’… 누구 입심이 더 셀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일 공개한 팟캐스트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 예고편. 본 방송은 4일부터 시작한다. 홈페이지 캡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를 진행하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유튜브 캡처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을 대표하는 ‘빅마우스’(Big mouth·여론 영향력이 큰 사람)들의 본격적인 세 대결이 시작됐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의 예고 영상을 2일 공개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TV 홍카콜라’가 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자연스럽게 맞불 성격이 짙어졌다.

먼저 방송을 시작한 홍 전 대표의 기세는 등등하다. 본격적으로 계정을 운영한 지 2주 만에 누적 조회수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구독자는 17만명에 달한다. 영상은 1만 조회수를 거뜬히 넘어선다.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한다. 유 이사장의 알릴레오도 예고 영상을 내놓기 전에 팟캐스트에서 3만명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다. 이날 예고편을 전후로 또 다시 수천 명이 늘었다.

반면 각 정당이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들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씀(SSM)’, 한국당의 ‘오른소리’ 등은 화제성과 조회수가 모두 저조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홍카콜라와 알릴레오가 단지 유튜브를 활용하기 때문에 주목받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유 이사장과 홍 전 대표가 각각 진보와 보수 진영을 대표해 정면대결을 펼치는 형국이지만 공통점도 많다. ‘여의도 정치’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다는 점, 유튜브 등 새로운 채널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 결국에는 잠재적 대권 후보라는 점이 그것이다.

기성 언론을 불신한다는 점도 같다. 알릴레오의 예고 영상에는 ‘시민들을 현혹하는 가짜뉴스 게 섰거라’ ‘더 정확한 팩트와 풍부한 해설을 전한다’ 같은 문구가 담겨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재단 행사에서 “반지성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혹세무민 보도가 넘쳐난다”며 “유튜브가 대세라고 해서 다 함께 정복해볼까 한다”고 방송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홍 전 대표도 연일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유권자들이 기성 정치와 언론을 통해 풀지 못하는 정치적 갈증을 이런 콘텐츠를 통해 해소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각 진영의 빅마우스들이 기성 언론에서 들을 수 없던 ‘다른 얘기’를 하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발언 수위를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 또한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홍 전 대표가 대표적이다. 홍 전 대표는 기성 언론에서 들을 수 없는 특유의 직설적 화법으로 보수 진영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자극적인 언사와 1인 미디어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트럼프 마케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단순히 개인기에만 의존하지 않고 나름대로 외부 전문가의 손길도 빌린다. 실제로 이들이 내놓는 영상은 일정 수준 이상의 편집과 가공을 거쳐 공개된다. 영상 자체만으로도 상품성이 있다는 뜻이다.

홍카콜라가 이미 유명세를 탄 만큼 알릴레오가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까지는 보수 성향 네티즌들이 많이 들여다본 유튜브 정치 영상에 진보 진영 네티즌들이 얼마나 결집할지도 관심사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유 이사장은 상대적으로 정제된 화법을 사용하고, 진보 진영의 목소리는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폭발적 인기를 끌기에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튜브 정치’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유튜브가 포퓰리즘의 유통 창구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각 정치세력이 적대적인 표현의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면서 “개별 방송을 통해 일방적으로 자기 생각을 전달하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적 대립만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판 신재희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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