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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7번이나 발생한 통신 시스템 장애, “원인 몰라 대처도 어렵다”



소프트웨어(SW)와 통신설비 등 시스템 오류에 의한 통신 장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년간 발생한 통신 장애 대부분이 시스템 장애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시스템 장애는 물리적 장애보다 수습 기간은 짧지만 더 자주, 다수에게 피해를 입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2013∼2018년 피해자가 10만명이 넘는 대형 시스템 장애는 7번으로 집계됐다. 반면 화재 등 물리적으로 직접 통신망이 손상된 대규모 통신 장애는 전 기간을 통틀어도 1994년 종로, 2000년 여의도, 이번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등으로 비교적 적다.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시스템 장애는 총 27시간여 동안 지속됐다. 피해자는 1753만명, 통신사 보상금은 668억7000만원에 이른다. 사안별 최다 피해자는 730만명, 최대 보상액은 430억원으로 집계됐다. 27일 기준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예상 피해자(66만명)와 보상액(317억원)보다 많다. 다만 이 예상치는 자영업자에 대한 피해 보상액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시스템 장애는 원인이 불분명해 대처가 어렵다. 통신설비나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 오류를 일으키거나 갑자기 다운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컴퓨터를 하다 갑자기 블루스크린이 뜨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통신사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해법으로 제시해 왔다. AI가 네트워크 오류를 사후 감지할 뿐만 아니라 사전에 예측까지 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 장애도 물리적 장애처럼 유지·보수 직원이 접수하고, 고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AI가 오류를 예측하기까진 기술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KT는 이날도 아현지사 관할 통신 장애를 정상화하지 못했다. 인터넷과 무선통신, 광케이블을 사용하는 유선전화는 90% 이상 복구했지만, 부피가 큰 동케이블을 사용하는 유선전화의 복구율이 10%대에 그쳤다.

다만 일반적인 통신 장애와 달리 복구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가입자 보상액에는 영향이 없을 예정이다. KT는 앞서 보상액 산정기간을 유선 및 무선통신 1개월 요금으로 넉넉히 잡아 놨다. 다만 동케이블 복구가 늦어질수록 주 고객인 소상공인과 마찰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통신 3사 등과 함께 ‘통신재난 관리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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