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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제”… 文지지율 8주째 하락, 50%도 아슬아슬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향후 문 대통령이 판단하기에 북한에 대해 지원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OECD가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병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52.0%(리얼미터 기준)를 기록했다. 한 달 전만 해도 60%대 후반을 구가하던 지지율이 50%대 초반까지 내려앉았다는 다른 여론조사도 속속 나오고 있어 민심 흐름이 심상찮다는 분석이 많다.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50%대 지지율이 무너질 경우 정권 전반의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문제는 경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는 26일 11월 3주차 주간 집계 결과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전주보다 1.7% 포인트 내린 52.0%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8주 연속 하락한 수치로 평양 남북 정상회담 직전인 9월 2주차 지지율(53.1%) 이후 가장 낮다.

지지율은 보수층과 중도층,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30대와 50대 등에서 크게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경제·민생 악화와 더불어 ‘혜경궁 김씨’ 논란까지 확산되면서 보수·중도 성향 지지자들 사이에서 진보 진영 전반에 대한 불신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8주 연속 하락한 39.2%로 1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국갤럽 지지율도 비슷한 흐름이다. 갤럽이 지난 23일 발표한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53.0%를 기록했다. 지난달 64∼65%와 비교하면 불과 한 달여 만에 10% 포인트 이상 빠진 것이다. 갤럽도 “성장 둔화와 일자리 등 경제 이슈에 주의가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정 평가의 이유 중 압도적인 것이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45%)’으로 조사됐다.

여권도 낮은 지지율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제와 민생 때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남북 관계 개선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지만 북핵 해결에 실질적 성과가 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경제·민생 문제는 구조적 문제도 있지만 당장 살기 어렵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기 때문에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결국은 일자리와 민생”이라며 “적폐청산은 과거에 대한 평가 작업이고 경제 문제 등 미래에 대한 의제를 던져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지율 하락에 대해 “저희는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등이 최근 SNS로 정부 홍보에 적극 나선 것은 지지율 급락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다만 여당 일각에선 “SNS로 국면전환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는 우려도 있다.

야당에서는 벌써부터 ‘레임덕 징후’라는 평가도 나왔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지율 하락이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에 더해 ‘호충선’(호남·충청)까지 무너뜨렸고 이제 수도권으로 북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형식적 임기는 5년이지만 실질적 임기는 2년”이라며 “지금 민주당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레임덕 현상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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