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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터키 新밀월… 양국 잇는 흑해가스관 완공



러시아와 터키가 ‘신(新)밀월 관계’에 접어들었다. 미국과 불편한 관계인 두 나라가 손을 맞잡으면서 중동 정세에도 만만치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은 1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스탄불에서 열린 천연가스관 터크스트림(Turkstream)의 해저 구간 완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행사가 열린 이스탄불 뤼프티 크르다르 컨벤션과 흑해 해상의 해저가스관 건설선박인 파이오니어링 스피릿이 화상으로 연결됐고, 두 정상은 배에 타고 있던 러시아 국영가스사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레르 사장에게 마지막 가스관 진수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흑해 해저에서 양국을 잇는 가스관이 17개월간의 공사 끝에 성공적으로 연결됐다.

터크스트림은 흑해를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터키와 남유럽에 각각 공급하는 2개의 가스관이다. 전체 길이가 1369㎞에 이르며, 흑해 해저 구간만 930㎞에 달한다. 2개 노선이 모두 완성되면 연간 315억㎥의 천연가스 공급이 가능하다. 올해 시험가동을 거쳐 내년부터 정식가동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터크스트림 완공은 양국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야심찬 프로젝트”라고 덕담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는 터키의 믿음직스러운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양국 관계는 2015년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으로 악화됐지만, 2016년 터키의 쿠데타 시도를 러시아가 사전에 포착해 터키 측에 알려준 것을 계기로 급격히 회복됐다. 양국은 최근에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손잡은 상태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으로 미국과 동맹 관계다. 하지만 미국이 시리아 내전에서 터키의 안보위협으로 간주되는 시리아 쿠르드계와 손잡은 것을 계기로 점차 틈이 생겼다. 여기에 터키가 간첩 혐의로 구금했던 미국인 목사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경제제재를 가한 뒤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반면 터키는 최근 미국과 유럽의 반대에도 러시아 첨단 방공미사일 S-400 도입을 강행하는 등 러시아와 안보 분야에서 밀착하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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