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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회장 체포 뒤엔 닛산·르노 갈등 탓?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전성기를 이끈 카를로스 곤(64) 회장이 전격 체포된 배경에 프랑스 르노자동차와 일본 닛산자동차 간 알력다툼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곤 회장의 해임이 현실화되면서 닛산과 르노, 미쓰비시자동차 연합은 위기에 빠졌다.

곤 회장이 체포된 이유는 닛산자동차가 내부자 고발을 바탕으로 곤 회장의 비위를 파악하고 이를 검찰에 알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닛산은 검찰에 곤 회장의 불법행위를 전달하면서 플리바게닝(수사 협조를 전제로 한 형벌 감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곤 회장의 체포는 경영권을 둘러싼 르노와 닛산 간 해묵은 갈등의 결과라고 신문은 전했다. 두 회사는 1999년 르노가 경영위기에 빠진 닛산을 도와주면서 지분을 나눠 가진 것을 시작으로 20년간 동맹관계를 이어왔다. 당시 르노에서 닛산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파견된 곤 회장은 두 회사의 가교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르노그룹의 지분 15.01%를 보유한 최대주주 프랑스 정부는 르노와 닛산의 동맹이 아닌 합병을 원했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014년 경제산업부 장관 시절부터 합병을 통해 생산라인을 프랑스 경제에 유리한 쪽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곤 회장은 프랑스 정부 제안에 반대했으나 최근에는 닛산이 유럽에서 판매할 신차를 프랑스에서 만들겠다고 밝히는 등 태도를 바꿨다.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닛산 경영진은 프랑스 정부와 곤 회장의 이런 방침에 반발해 왔다.

사이카와 사장은 곤 회장 체포 직후 기자회견에서 “권력이 지나치게 곤 회장에게 집중돼 회사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며 “그를 즉시 해임하라고 이사회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지도 않고 곤 회장의 해임 성명부터 낸 것이다. 사이카와 사장은 그러나 이것이 쿠데타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강하게 부인했다.

곤 회장의 해임 소식이 알려지자 유럽 증시에서 르노 주가는 장중 한때 15%까지 급락했다. 일본 증시에서 닛산 주가는 5.5% 떨어졌으며, 미쓰비시자동차 주가도 6.9% 폭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곤 회장의 체포로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 연합이 큰 타격을 입었다”며 “지금까지 이 연합을 원활하게 이끌어온 건 글로벌 마인드를 지닌 곤 회장 한 사람뿐”이라고 설명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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