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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한반도 문제 해결 조건들이 맞아떨어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7일(현지시간) 포트모르즈비의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11개월 만에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남·북·미 관계에 대해 “일이 풀릴 조건들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호평했다.

시 주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서울 방문 요청을 수락하면서 방북 의사도 밝혀 내년에 남북을 동시에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포트모르즈비의 한 호텔에서 시 주석과 회담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에 대한 확신을 밝혔다.

그러자 시 주석은 “일이 이뤄지는 데는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가 필요한 데 그 조건들이 맞아 떨어져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천시·지리·인화는 ‘하늘의 때(천시)는 땅의 이득(지리)만 못하고, 땅의 이득은 사람의 화합(인화)만 못하다(天時不如地利地利不如人和)’라는 맹자의 말에서 따왔다. 이 말은 인화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세 가지가 모두 겸비되고 있다는 뜻으로 사용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며, 중국 측은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양 정상이 새로운 정보를 주고받은 것은 아니고 지금까지 상황을 총괄해서 평가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이 방한한다면 남북 관계를 더 성숙하게 할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 서울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 주석은 “초청에 감사드린다. 내년 편리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며 “김 위원장으로부터도 북한을 방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내년에 시간을 내서 방북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내년에 남북 모두를 방문하겠다는 얘기다. 따라서 같은 시기에 남북을 잇따라 방문할 수도 있다.

시 주석은 또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가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한·중 관계에 대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추세를 유지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양국이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한국에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고, 중국에도 ‘뿌리가 튼튼하면 가지가 무성하다’는 말이 있다”며 “한·중 관계는 뿌리 깊은 나무와 같으므로 가지가 무성하도록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의 성공적 개최와 강주아오대교(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를 잇는 다리) 개통, 광군제(중국 쇼핑 할인 행사) 성공을 거론하며 “시 주석이 이끄는 중국이 발전을 거듭하며 국제적 위상이 매우 좋아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측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중국에선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 담당 정치국원,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이 회담에 배석했다.

시 주석과의 회담에 앞서 피터 오닐 파푸아뉴기니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도 회담한 문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18일 귀국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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