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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國마저도… 아시아 경기하강세 뚜렷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달러화 강세 등 글로벌 경제 환경 악화로 아시아 국가들의 경기하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외건전성이 취약한 국가들에 국한될 것으로 여겨졌던 부정적 영향이 한국 등 경상수지가 양호한 국가들로 파급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15일 ‘아시아, 성장 및 기업이익 하방 리스크에 직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노무라증권,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의 분석을 종합적으로 담고 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는 무역전쟁, 달러 강세 등이 아시아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국제수지 리스크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강했다. 즉 경상수지 적자와 고금리에 시달리는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과 달리 경상수지가 양호한 국가들은 상대적인 안정세를 유지해온 것으로 봤다. 그러나 지난달 들어서면서 동북아 주요국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아시아 지역 전반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반도체 등 글로벌 전자업종 사이클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추가됐다. 새로운 리스크 요인도 등장했다. 경상수지 흑자국들도 적자국들의 통화가치 급락 여파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관세부과 회피를 위한 사전 선적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아시아 지역 경제지표 상당수가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둔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이 같은 현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중국, 한국, 대만,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분기보다 하락했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주요 지표를 바탕으로 월별 성장률을 추적하는 아시아 지역의 ‘그로스 트래커(Growth Tracker)’는 지난 8월 7.1%에서 10월 6.4%로 하락했다. 30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10월 아시아 지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을 밑돌았는데 10개국 가운데 8개국이 하락했다. 또 이 중 7개국의 수출주문 지표가 50 미만을 기록했다.

기업체 이익도 하방리스크에 직면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이익증가율을 5%로 내다봤다. 시장 예상치(9%)를 하회하는 수치다. 매출 감소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원가 증가, 자본 지출 축소 등을 반영한 것이다.

이동훈 선임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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