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두산 꺾고 8년 만에 ‘왕중왕’ 등극

12일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연장 13회 접전 끝에 두산 베어스를 누르고 우승을 확정지은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서로를 부둥켜안고 환호하고 있다. SK는 6차전을 5대 4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달성에 성공했다. 권현구 기자
 
SK 와이번스의 한동민이 12일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연장 13회초에 나와 극적인 결승 솔로 홈런을 친 뒤 포효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4-4의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던 한국시리즈 6차전 연장 13회초. SK 와이번스는 2사 후 한동민이 두산의 바뀐 투수 유희관을 상대로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13회말 불펜에서 대기하던 SK 에이스 김광현이 마운드에 오르자 서울 잠실구장은 SK팬들의 박수와 함성으로 메아리쳤다. 김광현의 등판은 곧 SK의 우승이나 다름없었다.

김광현은 첫 타자 백민기를 직선타로 처리했다. 이어 김광현은 최고 구속 154㎞의 강속구를 뿌려대며 양의지와 박건우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길었던 승부를 매듭짓고 SK의 우승을 확정지은 김광현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2000년대 프로야구에서 왕조를 구축했던 ‘비룡 군단’ SK가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SK가 한국시리즈에서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의 부활을 알렸다. SK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에서 연장 13회 접전 끝에 두산 베어스를 5대 4로 꺾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한 SK는 2007, 2008, 2010년에 이어 팀 통산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SK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한편의 가을 드라마를 써냈다.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SK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러 체력을 많이 소진했다. 더구나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두산은 정규시즌 SK에 14.5경기 차로 크게 앞선 채 우승을 거머쥔 상대였다.

숨겨져 있던 SK의 가을 DNA가 한국시리즈에서 빛을 발했다. SK 왕조시절 주역으로 활약했던 베테랑 김강민 박정권 등이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만점 활약을 펼쳤다. 9타점을 합작한 두 선수는 SK 타선의 중심을 잡고 후배 선수들을 이끌었다. 4번 타자 제이미 로맥 역시 2홈런 6타점으로 제 몫을 했다. 5차전까지 1안타로 침묵했던 최정은 이날 6차전 9회초 투아웃에서 극적인 동점포를 쏘아 올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SK는 1회초 3연속 볼넷을 얻어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로맥의 땅볼 때 김강민이 홈을 밟아 선취점을 냈다. 5차전까지 타점이 없었던 강승호는 4회초 투런포를 때려내며 부진을 씻었다.

SK는 6회말 두산 최주환과 양의지에게 연속 적시타, 8회말 양의지에게 희생타를 내줘 3-4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것 같았다. 그런데 마지막에 최정이 있었다. 한국시리즈 타율 0.067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최정은 9회초 투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동점 솔로 홈런을 쳤다.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는 격언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결승 홈런을 날린 한동민은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반면 4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두산은 SK의 기세를 꺾지 못하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올해 두산의 정규시즌은 화려했다. 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 팀 타율(0.309)을 넘어섰고, 경기당 실책 0.53개의 탄탄한 수비를 뽐냈다.

그러나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만큼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불펜의 핵심 김강률과 거포 김재환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전력에 차질이 생겼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 타율 0.265로 주춤했고, 실책은 1.4개로 정규시즌보다 늘어나면서 끝내 SK를 상대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아쉬움을 남겼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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